김기석목사(청파교회)

위험 사회의 도래

천국생활 2015. 7. 29. 12:42

위험 사회의 도래

날이 갈수록 삶이 참 어렵다는 생각이 듭니다. 익숙해질 만도 한데 여전히 낯선 땅에서 바장이는 것 같은 나날입니다. 사실 우리의 일상은 진부하기 이를 데 없습니다. 주어진 일을 하고, 사람들을 만나면서 하루하루 살아갑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마음이 편치 않습니다. 눈을 질끈 감고 살면 모르되 눈을 뜨고 살기로 작정하면 덧거친 세상이 우리를 가만 두질 않습니다.

한국사회를 잘 아는 외국인들은 한국 사회가 매우 역동적이라고 말합니다. 이 말의 의미는 이중적입니다. 좋게 보면 정체되어 있지 않아 활기차다는 말 같지만 실은 부산스럽고 정신이 없다는 뜻입니다.

얼마 전 T.V 뉴스를 통해 중국의 지하철에서 종종 벌어진다는 사태를 보았습니다. 지하철에서 한 사람이 쓰러졌습니다. 주위 사람들은 테러가 벌어진 줄 알고 지하철 밖으로 황급히 달려 나갔고, 영문을 모르는 다른 칸의 사람들도 덩달아 피신하는 진풍경이 벌어졌습니다.

사과나무 아래서 낮잠을 자던 토끼가 사과 떨어지는 소리를 하늘이 무너지는 소리로 듣고 황급히 달려가고 다른 동물들이 뒤따라 달려가는 우화 속의 이야기가 우리 현실이 되었습니다. 급속한 변화 가운데 있는 중국 사회도 '위험 사회'로 진입했음을 보여주는 사건입니다. 공포를 내면화하고 산다는 건 참 비극입니다.

정체를 알 수 없는 불안감이 마치 안개처럼 우리를 감싸고 있습니다. 한 치 앞도 내다보기 어렵습니다. 삶의 예측 가능성이 점점 줄어들고 있습니다. 내일 일이 어떻게 될지 아무도 모릅니다. ‘불안’이 우리 삶의 기본 정조가 되었습니다. 그래서 어떤 이들은 불안을 잊기 위하여 일이나 오락 혹은 쾌락에 몰두합니다. 약물을 사용하는 이들도 많아지고 있습니다.

선선한 미소를 짓고 사는 사람들이 줄어들고, 넉넉한 마음으로 이웃들을 품어주는 이들을 만나기 어렵습니다. 웃기는 사람은 더러 있지만 유머 감각이 있는 사람은 드뭅니다. 왜 이 지경이 되었을까요?

우리가 하나님의 형상이라는 사실을 잊고 살고 있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의 형상으로 산다는 것은 우리가 사는 모습이 사람들에게 하나님의 현존을 일깨운다는 뜻입니다. 어떨 때 사람들은 하나님의 현존을 느낄까요? 조건 없는 사랑을 받을 때입니다. 내가 받을 자격이 없는 사랑을 받고 있다고 느낄 때 우리 속의 얼음은 녹게 마련이고, 구름 사이로 언뜻 보이는 푸른 하늘처럼 하나님이 보이는 법입니다..

- 김기석 목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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