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석목사(청파교회) 371

구원을 받은 사람

하나님을 믿는 이들은 어떤 경우에도 다른 사람을 함부로 대할 수 없습니다. 작고한 신학자 랭돈 길키가 일본군에 의해 중국의 한 수용소에 수감되었던 2년 반 동안의 경험을 라는 책으로 엮어냈습니다. 그 가운데서 저자는 라인홀드 니버의 말을 인용하여 이렇게 말했습니다. "다른 사람을 부당하게 대우하는 것은 내면의 우상숭배(즉 자기 자신이나 자신이 속한 그룹을 숭배하는 것)가 사회적 결과로 드러난 것이다."(랭돈 길키, , 새물결플러스, 2013, 432쪽) 다른 이들을 함부로 대하는 것이야말로 우상숭배의 결과라는 말에 저는 크게 공감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하나님을 믿는다고 고백하면서도 사람을 함부로 대한다면 그는 하나님이 아닌 다른 신을 믿고 있음이 분명합니다. 랭돈 길키는 하나님의 완전한 사랑을 경험한..

으뜸이 되려는 욕망을 넘어

으뜸이 되려는 욕망을 넘어 김기석(2022-10-30) 듣기 으뜸이 되려는 욕망을 넘어 마 20:24-28 (2022/10/30, 종교개혁 기념주일) [열 제자가 이 말을 듣고, 그 두 형제에게 분개하였다. 예수께서는 그들을 곁에 불러 놓고 말씀하셨다. "너희가 아는 대로, 이방 민족들의 통치자들은 백성을 마구 내리누르고, 고관들은 백성에게 세도를 부린다. 그러나 너희끼리는 그렇게 해서는 안 된다. 너희 가운데서 위대하게 되고자 하는 사람은 누구든지 너희를 섬기는 사람이 되어야 하고, 너희 가운데서 으뜸이 되고자 하는 사람은 너희의 종이 되어야 한다. 인자는 섬김을 받으러 온 것이 아니라 섬기러 왔으며, 많은 사람을 위하여 자기 목숨을 몸값으로 치러 주려고 왔다."] • 지금 우리 현실 아프고 참담하고 ..

신의 이름을 오용하는 이들

김기석 신의 이름을 오용하는 이들 러시아발 위기가 심각하다. 러시아가 점령한 우크라이나 동남지역을 합병하기 위한 주민 투표가 진행되었다. 러시아는 주민들의 압도적 지지를 받았다고 선언했다. 이제는 의회의 결정이라는 절차만 남았다. 미국을 비롯한 서방 세계는 그 투표가 적법하게 진행되지 않았다며 합병계획을 철회해야 한다고 말한다. 러시아는 그러나 그런 우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 만약 그 지역에 대한 우크라이나의 공격이 있다면 그것을 자국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할 것이고, 필요하다면 핵무기도 사용할 수 있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다. 지역 전문가들은 그 말이 단순한 위협이 아닐 수도 있다고 우려한다. 러시아는 이미 예비군 동원령을 내렸고 전쟁에 나설 의사가 없는 이들은 징집을 피하기 위해 외국으로의 ..

나는 그것을 기뻐합니다

나는 그것을 기뻐합니다 김기석(2022-09-25) 듣기 나는 그것을 기뻐합니다 빌 1:12-18 (2022/09/25, 창조절 제4주) [형제자매 여러분, 내게 일어난 일이 도리어 복음을 전파하는 데에 도움을 준 사실을, 여러분이 알아주시기를 바랍니다. 내가 그리스도 안에서 감옥에 갇혔다는 사실이 온 친위대와 그 밖의 모든 사람에게 알려졌습니다. 주님 안에 있는 형제자매 가운데서 많은 사람이, 내가 갇혀 있음으로 말미암아 더 확신을 얻어서, 하나님의 말씀을 겁 없이 더욱 담대하게 전하게 되었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시기하고 다투면서 그리스도를 전하고, 어떤 사람들은 좋은 뜻으로 전합니다. 좋은 뜻으로 전하는 사람들은 내가 복음을 변호하기 위하여 세우심을 받았다는 것을 알고서 사랑으로 그리스도를 전하지만,..

하나님 나라가 가까이 왔다

하나님의 나라가 가까이 왔다. 김재흥(2022-08-28) 듣기 하나님의 나라가 가까이 왔다. 마 10:7-8 (2022/08/28, 왕국절) 좋으신 주님께서 주시는 위로와 평안과 새롭게 하시는 은혜가 저와 여러분 위에 함께하시기를 빕니다. 그리고 질병과 빚 독촉에 시달리다가 외롭고 쓸쓸하게 스러져간 수원 세 모녀의 영혼 위에도 주님의 위로가 함께하시기를 빕니다. 가난하고 병들어 힘들게 살다가 죽음을 맞이한 분들이 왜 ‘죄송합니다’라는 말을 남기고 돌아가셔야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왜 그런 슬픈 죽음이 이 사회에서 반복되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분들은 우리 사회가 놓친 사람들입니다. 다들 힘들고 어려운 시간을 보내고 있지만 조금만 더 보다 어려운 처지에 있는 이들을 향해 마음 쓰며 살면 좋겠습니다. 사실 우리..

속물적 욕망을 넘어서 고결한 인간 되기

작성자 김기석 속물적 욕망을 넘어서 고결한 인간 되기 -찰스 디킨스, , 이인규 옮김, 민음사, 2021) 1837년부터 1901년에 이르는 빅토리아 여왕 시대는 가히 영국의 전성시대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산업혁명으로 도시화와 산업화가 급속하게 진행되었고, 식민지 개척을 통해 경제력과 군사력은 최고조에 이르렀다. 산업자본이 형성되면서 신흥 자산가 계층들은 타고난 귀족 신분과 구별되는 ‘신사’(gentleman)라는 이상적 인간형을 추구하기 시작했다. 19세기 영국을 대표하는 소설가 찰스 디킨스는 을 통해 그 시대를 살아가는 인물들의 풍속도를 정밀하게 그려냈다. 1861년에 완성된 이 소설은 ‘핍’이라는 사람이 자기 삶을 반성적으로 회고하는 1인칭 소설이다. 어떤 의미에서는 괴테의 에 비견되는 성장..

붕괴는 내부로부터 시작된다

붕괴는 내부로부터 시작된다 김기석 붕괴는 내부로부터 시작된다 왠지 모를 불안감이 스멀스멀 다가온다. 역사상 위기가 아닌 때는 없었지만 지금의 상황은 한결 급박해 보인다. 글로벌 경기둔화와 공급망 불안으로 물가는 천정부지로 솟아오르고 있고, 고금리 시대가 도래하면서 서민들의 삶의 토대가 속절없이 흔들리고 있다. 욕망과 현실 사이의 거리는 좀처럼 좁혀지지 않는다. 선망과 원망이 그 틈을 파고 들어 세력을 과시하고, 거리 곳곳을 차지한 냉소와 적대감이 지나가는 사람들을 위협한다. 기쁨과 감사의 영토는 점점 좁아지고 있다. 경제 위기보다 더 급박한 것은 기후 위기이다. 지구가 몸살을 앓고 있다는 징조는 오래 전부터 나타났지만 사람들은 물끄러미 그런 현실을 바라볼 뿐 그게 자기의 생존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사실..

누구를 초대할 것인가

누구를 초대할 것인가 김기석(2021-09-19) 듣기 누구를 초대할 것인가 눅 14:7-14 (2021/09/19, 창조절 제3주) [예수께서는, 초청을 받은 사람들이 윗자리를 골라잡는 것을 보시고, 그들에게 비유를 하나 말씀하셨다. "네가 누구에게 혼인 잔치에 초대를 받거든, 높은 자리에 앉지 말아라. 혹시 손님 가운데서 너보다 더 귀한 사람이 초대를 받았을 경우에, 너와 그를 초대한 사람이 와서, 너더러 '이 분에게 자리를 내드리시오' 하고 말할지 모른다. 그러면 너는 부끄러워하며 가장 낮은 자리로 내려앉게 될 것이다. 네가 초대를 받거든, 가서 맨 끝자리에 앉아라. 그리하면 너를 청한 사람이 와서, 너더러 '친구여, 윗자리로 올라앉으시오' 하고 말할 것이다. 그 때에 너는 너와 함께 앉은 모든 사..

딸아 안심하고 가거라

딸아, 안심하고 가거라 이범석(2021-06-27) 듣기 딸아, 안심하고 가거라 막5:25~34 (2021/6/27, 성령강림 후 제 5주) [그런데 열두 해 동안 혈루증을 앓아 온 여자가 있었다. 여러 의사에게 보이면서, 고생도 많이 하고, 재산도 다 없앴으나, 아무 효력이 없었고, 상태는 더 악화되었다. 이 여자가 예수의 소문을 듣고서, 뒤에서 무리 가운데로 끼여 들어와서는, 예수의 옷에 손을 대었다. (그 여자는 "내가 그의 옷에 손을 대기만 하여도 나을 터인데!" 하고 생각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곧 출혈의 근원이 마르니, 그 여자는 몸이 나은 것을 느꼈다. 예수께서는 곧 자기에게서 능력이 나간 것을 몸으로 느끼시고, 무리 가운데서 돌아서서 "누가 내 옷에 손을 대었느냐?" 하고 물으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