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들에게 해 줄 수 있는 일
지금 우리 앞에는 두 가지 길이 있습니다. 안일하게 지금까지의 삶의 방식을 고수하는 사는 길과, 두렵더라도 예수님께서 앞서 가신 길을 따라가는 길입니다. 세상은 우리에게 끊임없이 공포심을 주입합니다. 사다리 오르기로서의 삶에서 뒤처지면 큰일이라도 날 것 같이 우리를 몰아댑니다. 그러니 관심이 온통 자기에게만 집중되어 이웃들의 신음소리에 귀를 기울일 틈이 없습니다. 지금 우리 시대에 시급하게 복원되어야 할 미덕은 환대의 정신입니다.
적대감이 가득 찬 세상에 사는 동안 우리 영혼에는 누군가가 슬쩍 건드리기만 해도 피를 흘리는 깊은 상처가 생겼습니다. 그래서 쉽게 분노하고, 쉽게 좌절합니다. 하지만 아무런 조건도 없이 따뜻하게 대해주는 사람들을 만나고 나면 깊은 위로와 치유를 경험합니다. 헨리 나우웬 신부의 전기를 쓴 마이클 앤드루 포드는 환대를 이렇게 정의합니다.
"환대란 손님에게 집중하는 능력이며(집중), 손님이 자신의 영혼을 발견할 수 있는 공간을 창조해내는 능력이다(공동체)." "환대는 다른 사람의 외로움과 고통을 없애주는 것이 아니라, 자신들의 외로움을 공유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도록 해주는 것이다."
우리가 이웃들에게 해 줄 수 있는 일은 많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들이 '홀로' 고립되어 있다는 생각에 사로잡히지 않도록 해줄 수는 있습니다. 성도들에게 주어진 과제가 바로 이것입니다. 힘을 숭상하고, 가해자와 피해자를 만들어내는 제국식 삶의 방식은 하나님 나라의 대척점에 서 있습니다. 안타까운 것은 오늘날 예수님을 믿는다고 하는 이들도 하나님 나라의 삶의 방식보다는 자본주의적 삶의 방식에 더 예민하게 반응하며 산다는 사실입니다.
여러분, 잊지 마십시오. 지금 우리 주변에 있는 가장 곤고한 이들이야말로 우리 곁에 다가오고 계신 예수님이십니다. 그들을 외면하고는 하나님께로 나아갈 수 없습니다. 줄 것이 없어도 괜찮습니다. 그들을 진심으로 환대하려는 마음만 있으면 됩니다. 그의 곁에 다가가 함께 있어주면 됩니다. 나머지는 하나님이 하실 것입니다.
지금 우리 사회는 매우 심각한 국면에 돌입하고 있습니다. 거리마다 적대감이 넘칩니다. 신뢰는 무너졌습니다. 희망의 빛은 가물거립니다. 교회는 여전히 안일한 꿈에 젖어 있습니다. 어느 교파는 십일조를 내지 않는 이들에게 선거권과 피선거권을 박탈하는 규칙을 제정하려 한다고 합니다. 사람들을 바른 길로 인도해야 할 교회가 길을 잃은 채 떠돌고 있습니다. 정신을 똑바로 차려야 할 때입니다.
우리의 중심에 그리스도의 마음이라는 기둥이 바로 서야 합니다. 삶을 다시 복원할 용기를 잃지 마십시오. 고통 받는 이들의 아픔을 나누기 위해 다가설 때 세상은 생명이 깨어나는 따뜻한 공간으로 바뀝니다. 주님을 외롭게 하지 마십시오. 주님은 당신의 일을 함께 할 사람을 찾고 계십니다. 이 무정한 세상에 온기를 불어넣는 주님의 일에 동참하십시오. '주님 내가 여기 있습니다. 나를 보내소서'. 이사야의 이 간구가 우리의 기도가 되기를 빕니다..
- 김기석 목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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