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의 핵심
주님의 은총과 평화가 우리 가운데 함께 하시기를 빕니다.
저마다 자기에게 품부된 삶을 아름답게 살아내는 사람,
이웃과 더불어 평화를 누릴 줄 아는 사람이 되도록 돕는 것이
모든 교육의 핵심이 되어야 하지만,
오늘의 교육은 남들과의 경쟁에서 이기는 것에 지나칠 정도로 몰두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러한 때 기독교 교육이 꼭 붙들어야 할 것이 무엇인지를 새겨 보아야 하겠습니다.
제가 교회학교 교사들에게 신신당부하는 것이 있습니다.
제발 아이들에게 죄의식을 주입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큰 잘못을 저지른 것도 아닌 데 아이들에게 하나님이 다 보고 계신다든지,
하나님이 벌을 내리실 것이라고 위협하는 것은
아이들의 영혼에 그늘을 만드는 일입니다.
아이들은 실수도 하고, 속이기도 하고, 싸우기도 하며 크는 법입니다.
잘못을 지적하는 것은 필요하지만 아이를 혼내기 위해 하나님을 동원하지 마십시오.
하나님은 그렇게 작은 분이 아닙니다. 교육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면
아브라함 J. 헤셀이 했던 말이 먼저 떠오릅니다.
"그리스 사람들은 알기 위해서 배웠고,
히브리 사람들은 공경하기 위해서 배웠으며,
현대인은 써먹기 위해서 배운다."
조금 도식적이라는 느낌이 들긴 하지만 그의 말이 시사해주는 바가 참 많습니다.
현대인은 써먹기 위해 배운다는 말을 부정하기 어렵습니다.
사람들은 실용적인 목표와 관계없는 공부는 하지 않으려 합니다.
학생들이 선생님께 종종 던지는 질문은 '선생님, 그거 시험에 나와요?' 입니다.
시험에 안 나오면 몰라도 그만입니다.
공경하기 위해 배운다는 것은 어떤 걸까요?
저는 삶을 정성스럽게 살아내도록 돕는 것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사람을 정성스럽게 대할 때 우리 영혼이 오히려 고양됩니다.
그는 행복한 사람이기 되기보다는
세상에 가득 찬 하나님의 숨결에 놀라고 기뻐하는 사람이 되고 싶어합니다.
아동과 청소년 교육 전문가로 활동 중인
얀-우베 로게(Jan-Uwe Rogge)는 일상에서 수행되어야 할 교육의 핵심을 네 가지로 요약하고 있습니다.
첫째, 교육에 관여하는 이들은 아이들이 자기감정에 충실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합니다.
아이들도 행복과 기쁨, 실망과 절망, 슬픔과 분노의 감정을 느낍니다.
그것을 있는 그대로 인정해주어야 합니다.
'네가 뭘 안다고…'라고 말함으로 무시하면 안 됩니다.
둘째, 아이들이 성장하는 속도를 참을성 있게 지켜보는 인내가 필요합니다.
아이들을 몰아대지 말고 천천히 그와 동행하라는 것입니다.
셋째, 아이들로 하여금 스스로 불완전해질 수 있는 용기를 내도록 해주어야 합니다.
그래야 아이들은 독립적으로 살아갈 수 있습니다.
아이에게 답을 주려고 하지 말라는 말입니다.
넷째, 경계를 정해주어야 합니다.
즉 세상만사가 자신의 의도나 계획 혹은 바람대로 이루어지는 게 아니라는 사실을
가르쳐주어야 한다는 말입니다.
안 되는 일이 있음을 배워야 사람이 영급니다.
(안젤름 그륀/얀-우베 로게, <<아이들이 신에 대해 묻다>>, p. 9-11 참조)
----김기석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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