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한은 자기 역할을 '주님의 길을 곧게 하는 것'으로 이해했습니다.
이 역할은 지금의 우리에게도 주어진 것입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며칠 전 우리는 페이스북의 창업자인 마크 저커버그와 그의 아내 프리실라 챈이 딸 맥스의 탄생을 기뻐하며
자기들이 보유하고 있는 페이스북의 지분 99%를 기부한다는 소식에 접했습니다.
돈으로 환산하면 약 52조원이 된다고 하더군요.
그는 딸에게 보내는 편지 형식의 글에서 자기 부부가 그런 선택을 할 수 밖에 없는 이유를 밝히고 있습니다.
"맥스야, 우리는 너를 사랑하며, 너와 모든 어린이들에게 보다 나은 세상을 남겨주기 위한 엄청난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 네가 우리에게 줬던 것과 같은 사랑과 희망, 기쁨으로 가득한 삶을 살기 바라며
네가 이 세상에 무엇을 가져다줄지 어서 보고 싶구나".
그는 어른들은 다음 세대들이 살아갈 세상을 좀 더 좋게 만들어야 할 도덕적 책임이 있다면서,
그런데도 어른들은 자기들이 가진 자원을 가장 큰 기회와 다음 세대가 직면할 문제에 집중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전쟁, 기아, 질병, 불평등의 심화, 기후 변화, 식량 위기 문제야말로
우리 시대가 풀어가야 할 가장 중요한 문제일 겁니다.
주님 오시기를 기다리는 이들은 바로 이런 문제를 풀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저는 마크 저커버그와 프리실라 챈이 보여준 사회적 실천이야말로
주님이 오실 길을 닦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들 살기 어렵다고 말합니다. 제 앞가림 하기에 바빠서 공적인 일에 무관심한 이들이 많습니다.
엔에이치(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가 우리나라의 중위소득에 해당되는 이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하고는 그 연구 결과를 '2016 대한민국 중산층 보고서'를 통해 발표했습니다.
우리 사회의 중산층의 모습은 이러합니다.
"월 374만원을 번다. 102제곱미터(31평)짜리 집 한 채와 중형차 한 대가 있다.
집 장만하느라 생긴 빚 빼고 재산은 2억3천만원이다. 6천원짜리 점심을 먹고, 하루 8.2시간 일한다.
가족과 보내는 시간은 하루 1시간 40분이다. 취미 활동은 한달에 한번 정도다. 따로 모은 돈은 거의 없고,
노후는 쥐꼬리만한 국민연금에나 기댈까 한다. 이런 내가 중산층이냐고?
아닌 것 같은데…."(한겨레신문, 2015년 12월 3일 2면에서 재인용)
중간 정도의 소득에 해당하는 이들 가운데 79.1%가 자기는 중산층 아래라고 했습니다.
사회적 불안감이 점점 심화되고 있습니다.
많은 이들이 인생의 목적으로 '가정의 안녕'(40%)을 꼽고 있지만 가족과 보내는 시간은 턱없이 부족합니다.
아무리 애써 보아도 형편이 나아질 것 같지도 않습니다.
우리는 바로 이런 형편 가운데서 '주님이 오실 길을 예비하라'는 요구 앞에 서 있습니다.
저커버그처럼 할 수 없다고 하여 낙심할 이유는 없습니다.
얼마 전 버마(미얀마)의 아웅산 수치의 말 한 마디가 제 가슴을 쳤습니다.
"희망이 없다면 누군가를 도우라 If you are hopeless, help someone". 희망은 그런 일을 통해 주어지는 선물입니다.
다른 이들을 돕기 위해 수고를 아끼지 않을 때 하나님의 희망이 유입됩니다.
조금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공적인 일에 관심을 갖고, 불의에 저항하고,
고통받는 이들 곁에 다가설 때 우리는 비로소 하늘이 주는 자유를 맛보게 될 것입니다.
이제 우리 가운데 촛불 두 개가 타오르고 있습니다. 이제는 우리가 삶의 자리에서 촛불이 될 차례입니다.
주님의 은총이 우리와 함께 하시기를 빕니다. 아멘.
'김기석목사(청파교회)' 카테고리의 다른 글
변방에서 시작되는 희망 (0) | 2015.12.16 |
---|---|
내 발을 지키시는 하나님 (0) | 2015.12.09 |
우리 앞에 놓인 두 갈래 길 (0) | 2015.12.09 |
하나님을 안다는 것 (0) | 2015.12.09 |
그날은 반드시 온다 (0) | 2015.12.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