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석목사(청파교회)

다니엘의 권고

천국생활 2013. 2. 5. 08:20

다니엘의 권고

 


느부갓네살의 꿈은 그와 그의 제국이 번영의 정점에서 겪게 될 운명의 예고였습니다.

다니엘은 왕이 미쳐서 사람의 세상에서 쫓겨나고, 들짐승처럼 지내게 될 것이라고 말합니다.

그런 세월을 7년이나 보내야 겨우 제정신이 들어 "가장 높으신 분이 인간을 다스린다는 것과 누구든지

그의 뜻에 맞는 사람에게 나라를 주신다는 것을 깨달으실 것"(4:25)이라는 것이었습니다.


꿈의 해석은 해석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꿈은 미구에 닥쳐올 일을 미리 알려줌으로 그 불행을 피하도록 하기 위해 주어지기 때문입니다.

다니엘은 느부갓네살 임금에게 조언을 합니다.

 "공의를 행하셔서 임금님의 죄를 속하시고, 가난한 백성에게 자비를 베푸셔서 죄를 속하시기 바랍니다."(4:27)

 

 ‘공의’와 ‘자비’야말로 그가 지금까지 저질러온 모든 폭력과 억압과 착취에 대한 보속이 될 거라는 것입니다.

거대한 제국을 세운 정복 군주 앞에서 포로로 잡혀온 한 외국인이 ‘공의’와 ‘자비’를 요구합니다.

이게 예언정신입니다.

한 나라가 든든히 서기 위해서는 연약하고, 병들고, 무력한 이들조차 존귀하게 여김을 받아야 합니다.

그들은 압제자들의 눈에는 없는 사람들이나 마찬가지입니다.

하지만 다니엘이 지적하고 있는 것은 왕보다 더 높으신 분, 역사를 궁극적으로 이끌어 가시는 분이

그들에게 관심이 많으시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성경은 다니엘의 권고에 이어 마치 마침표를 찍듯

 "이 모든 일이 다 느부갓네살 왕에게 그대로 일어났다"고 말합니다.

꿈에 본 것이 현실이 되었다는 말입니다. 결국 다니엘의 권고는 경청되지 않았습니다. 이게 우매한 인간의 모습입니다.

29절은 그 꿈이 현실이 된 내력을 밝혀주고 있습니다.

그 꿈을 꾼 지 일 년이 지난 후 느부갓네살은 왕국 옥상을 거닐면서 혼자 흥에 겨워 말합니다.

 "내가 세운 이 도성, 이 거대한 바빌론을 보아라! 나의 권세와 능력과 나의 영화와 위엄이 그대로 나타나 있지 않느냐!"

이 말이 왕의 입에서 떨어지기도 전에 하늘에서 이런 소리가 들려옵니다.

"느부갓네살 왕아, 너에게 선언한다. 왕권이 너에게서 떠나갔다. 너는 사람 사는 세상에서 쫓겨나서

들짐승과 함께 살면서 소처럼 풀을 뜯어먹을 것이다. 이와같이 일곱 때를 지낸 다음에야,

너는 가장 높으신 분이 인간의 나라를 다스린다는 것과, 그의 뜻에 맞는 사람에게 나라를 주신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31-32)

역사 기록을 보면 정말로 느부갓네살이 미쳐서 정권에서 쫓겨나 들짐승처럼 떠돈 것 같지는 않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이 본문의 가치가 줄어드는 것은 아닙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바벨론은 신흥제국에 의해 무너졌고,

그들이 자랑하던 바벨탑과 공중 정원은 철저히 유린되었습니다.

하나님이 예고하신 일이 성취되었던 것입니다.

 

다니엘은 가장 심각한 정체성의 위기를 경험하고 있는 이들에게 이 이야기를 들려줌으로

현실의 곤고함 속에서도 낙심하지 말고 하나님을 신뢰하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이런 신앙의 이야기는 우리를 절망의 어둠 속에서 일으키는 힘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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