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도와 편달
물론 사사건건 화를 내고, 누군가의 행동에 간섭하는 것은 잘못된 일입니다.
그리고 책망할 정도는 아닌데 책망하면 잔소리가 됩니다.
사랑은 바라고, 믿고, 참아내는 것이라 했습니다.
사람은 그런 신뢰와 사랑을 통해 성장합니다.
하지만 그가 아주 잘못된 길로 나아간다든지, 다른 이에게까지 나쁜 영향을 끼친다면
공동체의 리더는 그를 준엄하게 꾸짖어야 합니다. 그것이 진정한 사랑입니다.
교육은 덕으로써 사람을 감화시키는 훈도薰陶도 필요하지만 가끔 채찍으로 때리는 편달鞭撻도 필요합니다.
하나님은 한없는 사랑으로 우리를 부둥켜안으시지만, 동시에 우리의 잘못을 준엄하게 꾸짖기도 하십니다.
예수님은 사회적 약자들의 허물과 연약함에 대해서는 한없이 너그러우셨지만,
백성의 지도자들의 잘못에 대해서는 날카롭게 비판하셨습니다.
예수님은 사람들을 휘몰아가는 바람과 풍랑을 꾸짖으셨습니다.
그리고 남보다 자기를 조금이라도 돋보이게 하고 싶어 하는 제자들을 꾸짖으셨습니다.
존 웨슬리는 신도들 가운데 신앙의 길로부터 멀어져 고의로 죄를 짓거나,
자기도 모르게 경박해지고 나태해진 사람들을 참회자반(penitents)으로 보내곤 했습니다.
목사건 장로건 집사건 다 마찬가지입니다.
그들은 그곳에서 신앙의 本이 무엇이고 末이 무엇인지를 다시 배워야 했습니다.
운동선수들이 어느 순간 자기 폼을 잃어버리면 가장 기초적인 훈련을 반복하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부끄러울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이 슬럼프로부터 벗어나는 가장 확실한 방법입니다.
한국교회에서 꾸짖음이 사라진지 오래입니다.
두려움을 불러일으키는 메시지는 많지만 불신앙적인 삶을 준엄하게 꾸짖는 메시지는 듣기 어렵습니다.
사람들의 비위를 상하게 하고 싶지 않기 때문입니다.
많은 이들이 교회에 오면 위로의 말을 듣기 원합니다. 이해는 합니다.
현대인들은 아득바득 용을 쓰지 않으면 남에게 짓밟힐지도 모른다는 조바심 속에서 살아갑니다.
그러니 교회에 와서는 좀 편한 말을 듣고 싶은 게 사실입니다.
인생이란 본래 힘들고 고단한 겁니다. 기가 막힌 일도 겪고, 모욕을 당할 때도 있고, 극심한 가난에 시달릴 때도 있습니다.
그걸 자기 삶의 일부로 받아들이면서 자기에게 품부된 일을 해내는 것이 용기이고 믿음입니다.
지금 이 시대에 필요한 것은 ‘자모慈母’가 아니라 ‘엄부嚴父’라고 말할수있습니다.
요즘 엄마들은 자식 사랑이 좀 지나친 것 같습니다. 자식이 겪어내야 할 일들을 다 대신 해결해 줍니다.
아이들의 숙제를 대신 해주는 경우는 아주 많습니다. 대학생의 학부모 가운데는 수강신청을 해주는 것은 물론이고
교수에게 성적 이의신청까지 하는 이들이 있다 합니다. 그게 정말 자식 사랑일까요? 저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사람은 실수도 하고, 실패도 경험해 가면서 성장합니다.
그 과정을 생략하고 나면 죽을 때까지 미성숙한 삶에 머물 수밖에 없습니다.
한없는 따뜻함으로 안아주는 품도 필요하지만, 정신이 번쩍 나도록 꾸짖는 음성도 필요합니다.매를 잘 맞을 줄 알아야 사람이 된다고 합니다.
누군가의 꾸지람을 듣는 것이 썩 유쾌한 일은 아닙니다.
부당한 꾸지람의 경우에는 더욱 그렇습니다.
하지만 꾸짖음이 없는 사랑은 독이 될 때가 많습니다.
잘못된 길로 접어든 이들을 준엄하게 책망하는 것은 그를 건전한 신앙의 길로 인도하기 위함입니다.
가지치기를 하면 더 좋고 많은 열매를 맺는 것과 같은 그러한 돌봄이 있어야 합니다.
믿는 척 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철저하게 믿어야 합니다.
값싼 위로나 은총에 집착하지 마십시오.
대가를 지불하는 신앙생활을 하십시오.
예수를 믿기 때문에 불이익을 감수해 보십시오.
그래야 비로소 내적인 힘이 생기고, 영적인 자유가 부여됩니다.
그렇게 살고 있는 사랑하는 믿음의 권속들을
주앞에서 칭찬하고 싶습니다.
"매를 아끼는 것은 자식을 미워하는 것이다.
진정으로 자식을 사랑하는 부모는 성실하게 자식을 징계한다"(잠언 1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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