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석목사(청파교회)

 한 식구

천국생활 2012. 10. 12. 07:41

가족과 식구

 

가족이라는 단어보다는 식구라는 단어에 집착하는 편입니다.

가족이라는 의례적인 단어는 혈연을 강조하기에 배타적인 느낌이 들지만,

끼니를 함께 하는 사람이라는 뜻의 식구라는 단어에는 묘한 정서적 울림이 있습니다.


주님의 식탁에 참여한다는 것, 그것은 온 세계가 한 호흡과 한 모태에서 나온 동포임을 확인하는 것입니다.

세상의 모든 생명은 저절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숨을 불어넣으심으로 존재하는 것입니다.

하나님은 지금도 우리 속에 숨을 불어넣어주심으로 우리를 살아있는 영이 되게 하십니다.

그렇기에 모든 순간은 새로운 창조의 시간입니다.

삶이 은총이고 고마움인 것은 그 때문입니다.

하지만 세상에 사는 동안 우리 마음은 날카로워졌습니다.

 깨진 사기그릇과 같아서 자칫하면 상처를 입거나 입히기 일쑤입니다.

갈등과 폭력이 일상이 되었습니다. 시리아 내전으로 인해 무고한 희생자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북한의 주민들은 굶주림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경북 구미시 주민들은 불산 가스 누출로 인해 공포 속에 살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세상의 고통에 대해 어느 정도 면역이 되어 있습니다.

 ‘나만 아니면 돼!’라는 사고가 지배합니다.

그러다보니 인간관계는 점점 파편화되고, 마음 둘 곳이 없는 사람들이 거리를 떠돌고 있습니다.

외로움이 기본적인 삶의 정조가 되었습니다. 누군가와 직접 만나 사귐을 유지할 자신이 없습니다.

상처만 주고받았던 기억 때문입니다.

사람들은 기계를 매개로 한 간접적인 만남에 집착합니다.

얼마 전부터 사람들은 ‘애니팡’이라는 게임에 열광하고 있습니다.

기계를 통해 서로의 안부를 확인하고, 지인들에게 ‘하트’를 보내 우정을 다지기도 합니다.

애니팡은 빠른 교세 확장을 통해 신도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고 합니다. 왠지 쓸쓸합니다.

예수님은 우리를 거룩한 친교의 식탁으로 부르고 계십니다.

예수님은 미움과 갈등으로 인해 관계가 버름해진 사람들을 화해시키기 위해 목숨을 내놓으셨습니다.

에베소서의 저자는 예수님께서 미움과 증오를 십자가로 소멸시키셨다고 말합니다.

주님은 당신을 박해하는 이들까지도 덥석 부둥켜안으심으로 폭력의 악순환을 끊으셨습니다.

 

그렇게 하심으로써 주님은 사람들의 마음 깊은 곳에 감춰져 있는 선의 가능성을 불러내셨습니다.

예수님의 꿈은 무엇이었을까요?

모든 사람이 한 성령 안에서 아버지께로 나아가는 세상,

모두가 하나님의 한 집안 식구가 되는 세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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