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큰 이웃 사랑
예수님은 정말 성한 눈의 사람이었습니다. 갈릴리 사람 시몬에게서 반석 곧 베드로를 보아내셨고, 나다나엘에게서는 거짓이 없는 참 이스라엘 사람을 보아내셨습니다. 사람들이 천하다고 손가락질하는 여인의 내면에 깃든 아름다움을 보아내셨습니다. 주님이 기꺼이 세리와 죄인의 친구가 되셨던 것은 그들 속에 깃든 그 아름다움을 이끌어내 주고 싶으셨기 때문입니다. 나는 우리가 만나는 사람들 속에 있는 아름다운 삶의 가능성을 발견하고 그것을 호명하고, 또 그것이 움터 나오도록 돕는 것보다 더 큰 이웃사랑을 알지 못합니다.
우리가 이웃을 그런 눈으로 보고, 진심으로 아끼고 존중해 줄 때 그들 또한 우리를 그렇게 보게 될 것입니다. 신앙생활의 기쁨 혹은 보람은 이런 되먹임의 관계 속에 있습니다. 우리를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인정하고 신뢰해주는 사람들이 있을 때, 우리는 삶의 불확실성 속에서도 살아갈 힘과 용기를 얻게 됩니다. 삶을 축제로 바꿀 수 있는 용기를 낼 수 있습니다. 하나님이 우리와 함께 걷고 계심을 믿을 때, 또 어떤 경우에도 나와 동행해 줄 이들이 있음을 알 때 우리는 시련 속에서도 기뻐할 수 있습니다.
초등학생 하나가 친구관계의 어려움 때문에 또 자살로 생을 마감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서로가 울타리가 되어주는 관계가 아니라, 가시울처럼 작동하는 인간관계에 지쳤던 것입니다. 돈이 주인 노릇하는 세상은 우리를 끊임없이 그런 자리로 몰아갑니다. 이런 시대에 하나님을 믿는다는 것은 그런 세상에 동화되지 않는 것이 아닐까요? 거리를 걷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에서 사나움만을 볼 때 우리는 지칠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그들 속에 있는 갈망, 즉 ‘누가 나를 사랑해 주세요’ 하는 외침을 들을 수 있다면, 그리고 그 외침에 응답할 수 있다면 우리는 새로운 힘을 얻게 될 것입니다. 새벽에 병원 응급실에 가보신 적이 있으십니까? 공황장애에 시달리며 울부짖는 환자, 아들이 도박에 빠진 것을 비관하여 약을 먹은 아버지, 한강에 투신했다가 구조된 젊은이…그런 이들을 가까이서 지켜보면서 인간이 가여워졌습니다. 사랑하며 살아야 합니다. 서로 귀하게 여기며 살아야 합니다. 바람이 거셀수록 뿌리를 더욱 깊게 내리는 나무처럼, 온통 사납고 추한 욕망이 인간관계를 지배하는 이 시대에 우리의 믿음이 더욱 깊어지기를 빕니다. 눈이 성하여 온 몸이 밝은 사람의 길을 걸으며 주님과 동행하는 지복을 누리시기를 기원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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