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석목사(청파교회)

하나님께는 영광 우리에게는 평화

천국생활 2012. 12. 26. 10:33


세계 제1차 대전이 벌어지고 있던 1914년 12월 24일 저녁 플랑드르 전선에서 벌어진 일입니다.

100미터 거리를 두고 영국군과 독일군이 대치하고 있었습니다.

치열한 총격전으로 많은 동료들이 죽었고, 남은 병사들은 참호 속에서 잠시 숨을 돌리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독일군 병사 하나가 나지막하게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습니다.

 '고요한 밤, 거룩한 밤~~'. 그 노랫소리가 어둡고 긴 전선의 참호 위로 울려 퍼졌습니다.

노래가 몇 곡째 이어지자 말 없이 귀를 기울이던 병사들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따라 부르기 시작했고,

노래는 곧 합창이 되었습니다. 이상한 감동이 그들을 사로잡았습니다.

어리둥절하던 영국군 진영에서 박수소리가 울려나왔습니다.

그러자 독일군 병사 하나가 몸을 드러낸 채 큰 소리로 외쳤습니다.

 "Merry Christmas, Englishmen! We not shoot, you not shoot!" 우리도 총을 쏘지 않을 테니

너희도 총을 쏘지 말라는 것이었습니다.

한 병사가 참호 위에 쌓아올린 흉벽 위에 불을 밝힌 초를 올려놓자 잠시 후 곳곳에 초가 밝혀졌습니다.

크리스마스 이브였습니다. 양 진영의 병사들은 그때부터 총을 내려놓았습니다. 휴전이 이루어진 것입니다.

그들은 이후에 서로 만나 이야기도 나누고 축구도 함께 했습니다.

병사들을 괴롭히는 이와 쥐를 퇴치하는 비법도 서로 가르쳐주었습니다.

그리고 두 전선 사이 무인지대(no man's land)에 널려있던 시신들을 함께 묻어주었습니다.

만나고 보니 그들은 악마가 아니었습니다. 그 전쟁은 자기들의 전쟁이 아니라는 사실도 자각했습니다.

서로의 생명을 소중히 여기기 시작했습니다. 성탄절이 만들어낸 기적이었습니다.

 

누군가가 먼저 희망의 노래, 사랑의 노래, 평화의 노래를 부르기 시작하면

다른 이들도 그 노래에 동참하게 마련입니다.

모든 여건이 좋기 때문에 희망을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희망을 말하기 힘들어도 기어코 희망의 노래를 부르는 이이야말로 진정한 믿음의 사람입니다.

평화의 왕으로 오시는 주님의 은총으로 인해 우리도 희망의 노래꾼이 되어 살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김기석 목사 강론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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