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석목사(청파교회)

엄중한 경고

천국생활 2012. 8. 13. 11:48

 

 

 

• 엄중한 경고


우리나라도 많이 부유해졌습니다. 하지만 우리 사회가 정의로운 사회라고는 말할 수 없습니다.

조선시대의 신분질서는 사라졌는지 모르겠지만 소득 격차에 따른 새로운 신분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우리를 지배하던 제국주의의 망령은 사라졌는지 몰라도 이전보다 훨씬 공교하고 음험한 물질주의

우리를 지배하고 있습니다. 우리 시대의 ‘바로’는 돈입니다.

세상에 돈을 싫어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하지만 모든 관계가 돈으로 치환되는 세상은 좋은 세상이 아닙니다.

자본주의 세계 속에서 사람들은 돈을 매개로 하여 관계를 맺을 때가 많습니다.

그래서 현대인들은 직접적이고 인격적인 관계로부터 점점 멀어지고 있습니다.

 하나님은 본래 사람을 서로 비스듬히 기댄 채 살도록 하셨는데,

마음 놓고 등을 기댈 수 있는 있는 사람들이 점점 줄어듭니다.

외로움과 우울함이 넘치는 것은 그 때문입니다.

이런 현실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길은 무엇일까요?

돈을 매개로 하지 않는 관계를 만들어가는 것입니다.

자기의 재능을 공동체의 유익을 위해 나누고,

어려움을 겪는 이들을 위해 헌신하는 것입니다.

저는 교회가 세상의 희망이 될 수 있는 길이 여기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돈이 지배하지 않는 공간을 넓혀가는 것이야말로 우리에게 주어진 선교적 과제가 아닐까요?

그런데 이것은 일찍이 하나님께서 당신의 백성들에게 주신 사명입니다.

우리는 성결법전에 나오는 아주 아름다운 권고를 알고 있습니다.

땅의 주인이신 하나님은 고아와 과부와 나그네로 지칭되는 사회적 약자들이 어떤 인간적 굴욕감을

느끼지 않으면서 살 수 있도록 땅의 소출 가운데 일부를 남겨두라고 명령하십니다.

그것은 해도 그만이고 하지 않아도 그만인 권고가 아니라 명령입니다.

누군가를 돕는다는 것은 자선을 베푸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명령에 대한 순종입니다.

그것이야말로 함께 사는 길이기 때문입니다.

신명기 8장 말미에서 모세는 아주 엄중하게 경고하고 있습니다.

“내가 오늘 당신들에게 다짐합니다. 당신들이 주 당신들의 하나님을 참으로 잊어버리고,

다른 신들을 따라가서 그들을 섬기며 절한다면, 당신들은 반드시 멸망할 것입니다.

당신들이 주 당신들의 하나님의 음성을 듣지 않으면, 주님께서는, 당신들 앞에서 멸망시킨 민족들과 똑같이,

당신들도 망하게 하실 것입니다.”(19-20)
‘다른 신들’을 따라가면 ‘반드시’ 멸망할 것이라는 이 말씀이 예사롭게 들리지 않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다른 신들’은 물론 가나안 토착민들이 믿던 바알이나 아세라를 가리키는 말일 겁니다.

하지만 성경이 말하는 ‘다른 신들’을 반드시 특정한 종교가 신봉하는 신을 가리키는 말로 이해할 필요는 없습니다.

‘다른 신들’과 ‘야훼 하나님’은 어떻게 다를까요?

다른 신들은 지주와 권력자들의 이익을 지키기 위해 동원되는 신들입니다.

하지만 히브리의 하나님을 자처하신 야훼는 이 땅에서 짓밟히고 억눌리고 소외된

이들의 살 권리를 찾아주시는 분입니다.

‘다른 신들’을 따라가면 ‘반드시’ 망할 것이라는 말씀을 귀담아들어야 합니다.

우리 사회의 모든 부문에서 야훼 하나님의 뜻이 실현되어야 합니다.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교육, 종교 할 것 없이 홀로 잘 사는 삶이 아니라 함께 잘 사는 삶을 목표로 정해야 합니다.

그 길로 접어들 때 우리는 비로소 민족의 광복절을 다시 맞이하게 될 것입니다.

교회가 먼저 모범이 되어야 합니다. 우리 교회가 바로 그런 삶을 연습하고 경험하는 훈련장이 되어야 합니다.

하나님의 임재 안에서, 성령의 능력 안에서, 그리스도의 은혜 안에서

우리 모두 새 하늘과 새 땅을 열어가는 기쁨을 맛볼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아멘.

 

 

 

---김기석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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