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괄 vs 권리증여, 자녀소득에 맞춰라
먼저, 부모가 성인 자녀에게 12억원을 한꺼번에 증여할 경우 증여세는 얼마가 될까? 증여재산공제(3000만원) 및 신고세액공제(10%)를 적용하면 2억7700만원이 나온다. 부모가 매월 1000만원씩 10년에 걸쳐 총 12억원을 증여하면 얼마가 될까? 이런 경우 세법에서는 두 가지 방법으로 계산한다.
첫번째는 가장 일반적인 방법으로 증여 때 마다 신고하는 것이다.
증여세 신고는 총 120번(12개월×10년) 하게 되고, 증여세는 10년 이내 증여재산을 합산 과세하므로 한꺼번에 증여하는 경우와 동일한 2억7700만원이 된다. 부모가 증여 목적으로 자녀 명의의 예·적금 계좌를 개설하거나 펀드에 가입해 현금을 넣어주는 경우도 위에 해당된다. 따라서 입금 때마다 증여세를 신고·납부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증여세외에 가산세도 추가 부담한다.
두번째는 매월 정기적으로 증여 받을 수 있는 권리를 증여하는 방법이다.
이 때는 펀드나 정기적금 계약기간 동안 매회 불입액을 부모가 불입하기로 미리 약정하는 게 중요하다. 또 증여세도 꼭 신고해야 한다. 이렇게 하면 최초 1000만원을 증여할 때 나머지 11억9000만원을 증여받을 수 있는 권리를 함께 증여하며, 증여세 신고도 1회만 하면 된다. 그 결과 증여가액은 상속세및증여세법상의 정기금평가에 의하여 12억원이 아닌 9억1800만원이 되며, 증여세는 1억8600만원으로 계산된다. 매월 같은 1000만원을 증여 받았지만 두 번째 방법이 9100만원을 절세해 준다.
상황에 따라 절세 방법 선택도 달라진다.
그렇다면 두번째 방법이 반드시 유리할까? 결론은 수증자(증여를 받은 자)의 소득액과 증여자금을 금융회사에 저축할 때 생기는 수익률에 따라 달라진다는 것이다. 수증자가 다른 소득이 없고 연 7.8%이상 수익률이 보장되는 금융상품이 있어 두번째 방법(권리증여)의 증여가액과 동일한 9억1800만원을 한꺼번에 증여하고 그 상품에 가입했다고 치자.
이럴 땐 동일한 증여세(1억8600만원)를 부담하면서 10년간 월 1000만원 이상을 받을 수 있게 돼 일괄 증여가 유리하다. 단, 수증자의 소득액이 많을수록 높은 수익률의 금융상품이 요구되며 최대 10.6%의 수익률 보장 상품이 필요하다. 따라서 연 7.8~10.6% 이상의 수익률 보장 금융상품이 없다면 두번째 방법(권리 증여)이 유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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