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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민주주의가 강화되어야 북한을 민주화할수있다--황장엽

천국생활 2009. 8. 10. 11:57

황장엽 전 북한 노동당 비서가 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로 동아일보사를 방문해 북한 문제를 연구하는 사내 학습모임인 ‘남북한 포럼’ 소속 기자들에게 ‘북한 민주화 전략’을 주제로 강의하고 있다.

 

---이종승 기자 -----

 

 

황장엽 전 북한 노동당 비서(86)는 7일 지난해 이후 북한 김정일 정권이 무력시위 등을 통해 국제사회를 위협하고 있는 데 대해 “상대하지 말고 경이원지(敬而遠之---존중하는 체하면서 멀리함)하면서 정치적, 사상적, 경제적으로 고립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황 전 비서는 이날 동아일보를 방문해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김정일은 오로지 핵으로 국제사회를 위협해서 상대방이 싸움을 걸도록 하는 것이 독재자로서의 권위를 높이는 길이라고 생각한다”며

“김정일은 가진 게 싸우는 것밖에 없다. 외부의 적과 싸워야 식량과 무기, 사람을 얻는다. 김정일을 무시해야 고통을 줄 수 있다. 싸우지 못하게 해야 현 (수령 절대주의) 체제 유지가 어려워진다”고 말했다. 또 황 전 비서는 “우선 북한을 사상적으로 고립시키기 위해 정부가 아닌 민간 비정부기구(NGO)와 1만6000여 명에 이르는 탈북자가 나서서 북한의 열악한 인권 실태와 주민들이 굶어 죽는 현실을 국제사회에 폭로하도록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적을 이기려면 적의 정신부터 공격해야 한다. NGO가 나서면 비용이 절약되고 효과적이며 도덕적”이라면서 “탈북자들을 뽑아 양성해 미국이나 일본, 유럽 등 국제사회로 보내 (북한 민주화를 위해) 활동하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그는 북한이 중국식 개혁개방에 나서도록 중국을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과 일본 등 국제사회의 여론을 환기해서 그것이 중국 정부에 전해지도록 해야 한다”며 “국제사회는 김정일 정권의 명맥을 장악하고 있는 중국 정부를 ‘왜 그런 나쁜 정부(북한)와 동맹을 맺고 있느냐’며 압박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미국이 중국에 북한 급변사태의 대비책을 논의하자고 한 것은 중국을 무시하는 것으로 정신이 나간 사람들이나 할 수 있는 이야기”라며 “중국에 이득을 주고 북한을 경제적으로 고립시키기 위해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황 전 비서는 북한 민주화를 위한 한국 미국 일본의 공조도 역설했다. 그는 “한미일이 함께 김정일 정권이 국경을 넘어 폭력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질서를 세우면 주민의 절대 다수가 북한 정권의 폭력을 피해 두만강과 압록강뿐 아니라 휴전선을 넘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한국에 올 때 앞으로 5년이면 북한이 무장해제되고 망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지금은 여기(한국)가 더 걱정이다. 여기가 흔들리면 어떻게 하는가”라며 “한국 언론이 영리 본위주의라는 생각에 그동안 일절 인터뷰를 하지 않았지만 이제는 해야겠다. 동아일보가 민주주의 수호에 앞장서 왔다는 평가에 만족하지 말고 더 책임을 느끼라는 말을 하기 위해 여기에 왔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북한 민주화를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의 민주주의 강화다.

국민의 사상을 책임지는 언론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한 뒤 “국민이 폭력 앞에 가만히 앉아 있고 젊은이들이 북한 편에서 미국과 싸운다고 하는 것은 사상이 마비돼 잘못된 것을 모르기 때문으로 언론의 책임이 크다”고 지적했다. 이어 “왜 김정일이 국내 좌파와 (함께) 국민을 청맹과니로 만드는 데 반격하지 못하는가. 세계에서 가장 발전된 선진 국가 미국에서 먹는 쇠고기를 못 먹겠다는 것이 무슨 말이고, 촛불을 들고 반정부 시위를 벌이는 사람들은 도대체 무슨 국민인가. 국회의원들이 국회를 톱질하는데도 잡아넣지 못하고 그걸 반대하는 시위도 없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