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한국민 존경…김치 좋아해”

오바마 “한국민 존경…김치 좋아해”

7일 오전 7시17분경 이 대통령-오바마 10분간 전화통화

오바마 "한미관계 긴밀하지만 한층 더 강화하고 싶다" 이명박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첫 전화통화를 갖고 한미동맹 강화를 한층 더 발전시켜 나가기로 했다.

이 대통령과 오바마 당선인은 7일 오전 7시17분부터 10여분간 진행된 전화통화에서 한미동맹 강화가 아시아 평화와 안정에 초석이 됨을 강조한 것으로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은 전했다.

이 대통령은 오바마 당선인에게 당선 축하 인사를 건네며 “변화와 희망에 대한 미국민의 기대가 매우 큰 것으로 안다”면서 “그 뿐만 아니라 많은 국가들이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오바마 당선인은 “한국과 한국민을 진심으로 존경하고 있다는 것을 말씀 드린다(I´m a great admirer of your country and people.)”면서 “하와이에서 자랐고 한국계 미국인가 접할 기회가 있어 가까운 감정이 있다”고 인사하며 오바마 당선인이 불고기와 김치를 좋아하고 가장 좋아하는 점심 메뉴 중 하나라고 말한 것으로 전했다.

또한 오바마 당선인은 “이미 한미관계가 긴밀하지만 이를 한층 더 강화하고 싶다”면서 “양국의 강화된 동맹관계가 아시아의 평화와 안정에 초석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 대변인은 “초석이라는 말은 영어로 ‘cornerstone’이라는 표현”이라며 “성경에 나오는 말”이라고 해석했다.

이어 오바마 당선인은 태평양 연안에서 자랐다는 것을 한번 더 강조하고 “한미간에 경제안보를 위해 동맹을 강화시켜 나가길 희망한다”며 “이 대통령과도 개인적으로 친밀한 관계를 갖게 되길 바란다”고 한미동맹 강화를 거듭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은 이에 “대통령 선거 과정을 주의깊게 봤다. 대통령 당선인이 하와이와 해외(인도네시아)에서 보낸 어린 시절의 삶과 라이프 스토리를 잘 안다”며 “특히 손자 당선을 목전에 두고 타개한 외조모 소식에 안타깝고 오바마 당선인이 수락연설에서 말한 것처럼 외조모께서 하늘에서 미소 짓고 계실 것으로 생각한다”고 위로의 뜻을 전했다.

오바마 당선인은 “이 대통령의 삶을 존경하고 많이 알고 있다”며 “정치에 입문하기 전에 젊은 나이에 현대라는 기업을 일궈낸 업적은 보통사람이 일생에 거쳐서 해야 할 일을 짧은 시간 내에 이룬 것으로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대통령과 함께 일하면서 대통령의 지혜와 견문을 빌리고 싶다”고 덧붙였다.

또한 오바마 당선인은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금융위기, 북한문제 등을 양국 간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해결해 나가자”고 강조했다.

통역없이 양 정상 이야기 나누기도

이 대통령은 미국쪽 통역관한테 통역할 필요가 없다며 전화통화를 이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통령이 통역이 필요없다고 하자 오바마 당선인은 “대통령 영어가 내 한국어보다 훨씬 낫다”며 “나는 ‘안녕하세요’라는 한국어밖에 하지 못한다”고 농담을 건네기도 했다.

이어 이 대통령이 “당선인 말을 들으니 든든하다. 세계가 금융위기를 비롯해 에너지, 자원, 환경, 빈곤 등 여러 가지 현안을 안고 있다”며 “오바마 당선인이 강조한 것처럼 국제적인 파트너십을 구축해 함께 해결해 나가야 한다는 당선인 견해에 전적으로 동의한다”고 밝혔다.

특히 이 대통령은 “동북아와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고 북한의 핵문제를 해결키 위해서도 양국이 긴밀히 협력해 나가야 한다”며 “전통적인 동맹관계를 21세기의 전략동맹으로 발전시켜 나가는데 오바마 당선인과 뜻을 함께해서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에 오바마 당선인은 “개인적으로 가까운 시일내 만나뵙기를 기대한다”고 인사를 나누며 통화를 끝냈다.

이 대변인은 양정상간의 전화통화와 관련 “진지한 분위기 속에서도 서로에 대한 친밀감과 신뢰가 배어 나온 내용”이라고 평했다.

한편 이 대통령과 오바마 당선인의 만남은 좀더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는 게 청와대 입장이다. 14일 있을 G20 세계금융정상회의에 오바마 당선인 참석 여부가 확정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설사 오바마 당선인이 이 자리에 참석한다 해도 현실적으로 20명의 정상 중 누구는 만나고 누구를 안만날 수 없는 상황. 그 자리에서는 간단한 인사 정도나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데일리안 = 동성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