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을 다스려라!
사람이 자신의 생각을 전달하는 수단으로는 글과 말, 그리고 행동 이 세가지가 있다.
자신이 세운 뜻을 온전히 지켜 목표를 이루려고 하는 사람은 받드시 이 세 가지를 잘 다스릴 줄 알아야 한다.
그런데 글이란 대개 생각하고 다듬는 시간을 가질 수 있기 때문에 자신의 뜻이나 생각 혹은 의도한 바와 다르게 나타나는 법이 없다.
그러나 말은 그렇지 못하다.
무심코 내뱉은 한마디의 말이 미처 주워 담을 틈도 없이 자신을 옭아매는 경우도 있고, 지나치게 감정에 사로잡혀
자신의 생각이나 뜻과는 전혀 다른 말이 튀어나오는 경우도 왕왕 있게 마련이다.
더욱이 쓸데없이 말을 많이 하다보면 뒷감당을 하지 못하거나 책임지지 못할 말들이 쏟아지기도 한다.
율곡 이이는 뜻을 세운 다음에는 반드시 말을 다스려야 한다고 역설했다.
율곡전서 자경문에는
마음이 안전된 자는 말이 적다. 마음을 안정시키는 일은 말을 줄이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
말을 해야 할 때 온 다음에 말을 한다면, 말은 간략하지 않을 수 없다.
말을 다스리는 방법으로는 언과言寡, 즉 말을 적게 하는 것과 더불어 언간言簡, 즉 말을 간략하게 하는 것이 최선이라는 얘기다.
말이 간략해야 하는 까닭은 무엇인가?
첫째는 말이 많으면 자신이 전하고자 하는 뜻을 정확히 상대에게 전할 수 없기 때운이다.
장 시간 운동장에 서 있었던 것 외에 무엇을 이야기하고자 했는지 아무도 기억하지 못하는
교장 선생님의 훈화 말씀이 그런 경우이다.
둘째는 말이란 자신의 뜻을 전달하는 중요한 수단이긴 하지만 그 뜻을 왜곡시킬 수도 있는 양면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고기는 낚시바늘로 잡고 사람은 말로 잡는다고 했다. 역사에서 잘못 뱉우 말이 사람을 죽이고
크게는 나라를 망하게 하는 경우를 찾는 것은 어렵지 않다. 따라서 말을 할때는 신중을 기해 꼭 필요한 말만 골라서 하고
쓸데없이 말은 삼가야 한다.
마지막으로 실속 없는 말 기술만으로는 사람들의 신뢰를 잃기 쉽기 때문이다.
대개 사람들은 화려한 미사여구를 사용하고 그럴 듯하게 꾸며 말하는 것을 말을 잘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렇게 말하는 사람은 그 마음 또한 화려하고 번잡해서 결국에는 말의 위엄과 진심을 잃기 쉽다.
사람이 깊은 지혜를 갖고 있을수록 자신의 생각을 나타내는 말은 더욱 단순해지는 법이다.
말은 결코 성찬盛饌이어서는 안 된다. 말이란 도리나 이치에 맞아야 할 뿐 꾸밈을 좇고 화려함을 추구해서는 안된다.
율곡 이이는 도리나 이치에 맞는 말을 좇고 때에 맞게 말을 한다면 말이 간략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격몽요결 진시편에는
많은 말과 많은 생각은 마음에 가장 해롭다.
일이 없으면 조용하게 앉아서 마음을 가다듬고, 다른 사람과 마주하면 말을 가려서 신중하게 해야한다.
때에 맞게 행동한 후에 말을 하면, 말은 간략하지 않을 수 없다.
말이 간략한 사람이야말로 도리에 가깝다고 하겠다.
법도에 맞는 옷이 아니면 감히 입지 않고, 법도에 맞는 말이 아니면 감히 말하지 않고,
덕행이 아니면 감히 행동으로 옮기지 않는다. 이것이야말로 목숨이 다할 때까지 가슴속에 품고 있어야 할 바이다.
화려한 말재주나 말솜씨로 한순간 사람들을 현혹하거나 미혹시킬 수는 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그 말이 단지 잠깐 동안의 즐거움에 불과했다는 사실을 아는 순간,
그 말이 가진 힘과 그 말을 내뱉은 사람에 대한 신뢰는 사리지고 만다.
이 때문에 율곡은 언간,즉 말을 간략하게 라는 가르침을 목숨이 다할 때까지 가슴속에 품고 다녀야 한다고 주장한 것이다.
현명한 사람의 입은 마음속에 있고 어리석은 자의 마음은 입 안에 있다고 했다.
현명한 사람은 그 뜻이 깊고 넓어 말보다는 자기성찰과 행동으로 표현하지만,
어리석은 자는 말로 자신의 마음과 정신을 포장하려고 하기 때문에 말을 멈추지 못한다.
문제는 그 말이 오해와 분쟁을 만들 수 있다는 데 있다. "입을 열면 침묵보다 뛰어난 것을 말하라.
그렇지 못할 거면 차라리 가만히 있는 편이 낫다." 말에 대한 율곡의 생각을 단적으로 엿볼 수 있는 격언이다.
이상으로 율곡이이의 말에 대한 귀중함과 신중함을 알아봤다. 감사합니다.
오늘의 생각
시작이 훌륭하다고 해서 끝까지 훌륭하기는 힘들것이다. 즉 작심삼일로 끝을 내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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