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을의 기도/김현승◈
가을에는
기도하게 하소서…
낙엽들이 지는 때를 기다려
내게 주신 겸허한 모국어로 나를 채우소서.
가을에는
사랑하게 하소서…
오직 한 사람을 택하게 하소서.
가장 아름다운 열매를 위하여
이 비옥한 시간을 가꾸게 하소서
가을에는
호올로 있게 하소서…
나의 영혼 굽이치는
바다와 백합의 골짜기를 지나
마른 나뭇가지 위에서 다 다른 까마귀같이
가을의 기도 김현승 해설
가을의 기도 김현승 해석 해설입니다. 가을의 쓸쓸함과 겸허함 속에 생의 가치를 추구하고 열망하는 자세를 통하여 내적 충실을 이루고자 하는 경건한 시정신.
▶ 감상의 초점
이 시는 지은이의 첫 시집 <김현승 시초>에 실려 있는 작품으로 삼라만상이 종말을 고하는 가을, 그 종말로 많은 깨달음을 얻는 계절이기도 한 가을을 맞이하여 내적 충실을 갈망하는 기도조의 시다. 그의 후기시의 주된 특징인 내면 지향적 경향, 특히 고독의 추구가 이 시의 바탕에 깔리어 초기의 주된 경향인 자연 친애 사상과 훌륭한 조화를 이루었다.
지은이의 종교적 기질이 어느 정도 나타나 있는 이 시에서 고독을 형상화한 시행을 찾아 보자. 제3연에서 구사한 도치법은 어떤 효과를 얻고 있는지 생각해 보자. ‘바다’와 ‘골짜기’는 어떤 의미에서 선택되었는지 생각해 보자.
가을의 기도 김현승 주제
가을의 기도 김현승 주제 뜻 정리 입니다.
▶ 제재 : 가을의 기도
▶ 주제 : 가을의 고독과 기도를 통한 정신적 충만감.(경건한 삶에의 가치 추구)
▶ 시어의 상징 의미
* 가을 - 내적 충실을 기할 수 있는 시간
* 겸허한 모국어 - 영혼의 소리(기도)
* 오직 한 사람 - 신, 절대자
* 가장 아름다운 열매 - 가치있는 이상, 신의 축복, 사랑의 결실 등.
* 비옥한 시간 - 보람되고 알찬 가을의 시간
* 굽이치는 바다 - 고뇌와 수난의 인생길
* 백합의 골짜기 - 깨끗하고 찬란한 인생길
* 마른 나뭇가지 - 지극히 외로운 경지
* 까마귀 - 세상과 절연된 절대 고독의 경지
가을의 기도 김현승 줄거리
가을의 기도 김현승 줄거리 입니다.
가을의 기도
- 김현승
가을에는
기도하게 하소서…….
낙엽(落葉)들이 지는 때를 기다려 내게 주신
겸허(謙虛)한 모국어(母國語)로 나를 채우소서.
가을에는
사랑하게 하소서……
오직 한 사람을 택하게 하소서.
가장 아름다운 열매를 위하여 이 비옥(肥沃)한
시간을 가꾸게 하소서.
가을에는
호올로 있게 하소서…….
나의 영혼,
㉠굽이치는 바다와
백합(百合)의 골짜기를 지나,
마른 나뭇가지 위에 다다른 까마귀같이.
가을의 기도 김현승 배경 특징
가을의 기도 김현승 배경 특징 입니다.
▶ 성격 : 종교적, 명상적, 상징적, 기구적
▶ 어조 : 가을의 계절감을 사랑과 명상, 기도로써 체험하는 겸허한 목소리.(기도조의 어조)
▶ 특징 : ① 기도 형식의 어법으로 경건한 분위기를 자아냄.
② 형태상 제1연보다 재2연이, 제2연보다는 제3연이 1행씩 길어지는 점층적 구조
▶ 구성 : ① 기(제1연) : 기도에 대한 염원
② 서(제2연) : 사랑에 대한 염원
③ 결(제3연) : 고독에 대한 염원 ― *주제연
가을의 기도 김현승 분석
가을의 기도 김현승 분석 입니다.
<연구 문제>
1. 이 시에서 시인이 추구하고 있는 ‘절대 고독’을 비유적으로 표현한 시어를 찾아 쓰라.
<모범답> ‘까마귀’
2. 다음은 이 시에 대한 작가 자신의 언급이다. ( ) 안에 적당한 말을 찾아 쓰라.
나의 고독은 절망적인 고독은 아니다. 이를테면, 부모 있는 고아와 같은 고독이라면 궤변일지 모르겠다. 또한, 나의 고독 중에는 구원을 바라며 신(神)에게 두 팔을 벌리는―( )와(과) 같은 고독도 있다. 아직까지는 나의 시에 있어선 단지 고독을 위한 고독, 절망을 위한 절망이고자 한다.
<모범답> 마른 나뭇가지
3. 이 시에 나타난 ‘가을’은 어떤 계절인지 각 연의 내용을 근거로 하여 한 문장으로 설명해 보라.
<모범답> 가을은 영적(靈的) 충실을 기할 수 있는 계절(제1연)이며, 사랑을 예비하는 계절(제2연)이며, 고독의 계절(제3연)이기도 하다.
4. (1)㉠은 어떤 상황을 은유로 표현한 것인지 30자 내외로 쓰고, (2)‘바다’와 ‘골짜기’라는 시어가 어떤 의미의 비유로 선택되었을까를 설명해 보라.
<모범답> (1) 번뇌와 고난으로 얼룩진 삶과 순결하고 영적(靈的)인 삶의 세계
(2) 고뇌는 바다처럼 거칠고 넓으며, 아름답고 순수한 세계는 골짜기처럼 깊고 좁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감상의 길잡이>
3연이 각각 내용을 달리 하면서도 하나의 통일된 주제를 형성하였다.
제1연에서 ‘낙엽들이 지는 때’는 생의 종말을 뜻한다. 그 종말 앞에서 우리는 모든 가식을 다 벗어던지고 겸허해질 수밖에 없다.
제2연의 ‘오직 한 사람’은 다른 의견도 있지만, ‘신(神)’ 또는 ‘예수 그리스도’로 보아야 할 것이다.
제3연에는 이 시의 시상이 집중되어 있다. ‘굽이치는 바다’는 화자의 인생 행로일 것이다. 희로애락의 삶의 현장, 험난한 세파를 거쳐 그가 새로이 들어선 곳이 ‘백합의 골짜기’다. ‘백합’은 성서에서도 순결한 신앙 또는 신앙인으로 자주 비유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영적(靈的) 환희의 세계에 다다른 상태가 ‘백합의 골짜기’다. 그는 이곳에 그냥 안주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는 최후에 다다라 더는 나아갈 수 없는 ‘마른 나뭇가지’ 위에 자리잡고 있다. ‘마른 나뭇가지 위에 다다른 까마귀’는 시적 화자가 마지막으로 도달한 절대 고독의 경지, 고절한 단독자의 실존 심상으로 화자의 고독한 영혼의 모습이다.
이 시에서 가을은 내면의 충실을 기하는 시기로, 자기 자신과 대면하고 신(神)과의 만남을 가지는 계기로 다루어져 있다. 시인 자신도 단순한 서정 외에 좀더 깊은 생의 가치를 추구하고 싶어 이 시를 썼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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