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사랑하기에 함께 하고 싶다
어느덧 결혼 20년 차가 다 돼갑니다.
엊그제 결혼한 것 같은데 벌써 20년이라니...
소파에 앉아 창밖을 바라보며 차 한 잔 마시다
지난 20여 년의 결혼 생활을 생각해봤습니다.
주마등처럼 스쳐 가는 기억 중에서 결혼하고
첫 명절을 맞았을 때가 생각납니다.
남편은 집안의 장손입니다.
그동안 엄마가 해준 명절 음식만 먹다 처음 맞이하는
며느리로서의 명절, 그것도 친척이 많은 시댁의 명절은
상을 하루에 무려 10번도 넘게 차려내는
신세계를 경험했습니다.
직장 생활과는 전혀 다른 고단함을 느꼈습니다.
심지어 명절 다음날은 시어머님의 생신이기까지 했습니다.
그래도 어머님의 첫 생신상은 꼭 차려드리고 싶다는 생각에
여러 개의 알람을 맞춰놓고 잠을 청했지만,
눈 떠보니 날씨가 환해져 있었습니다.
저 자신에게 속상하고 시어머님께는 죄송했습니다.
헐레벌떡 밖으로 나갔는데 시부모님도 피곤하셨던지
주무시고 계셨습니다.
정말 다행이다 싶어 주방에 들어갔더니
남편의 뒷모습이 보였습니다.
"내가 지금 깨우려고 했는데 빨리 일어놨네.
내가 다 해놨으니 걱정하지 마!"
그러곤 시부모님 방을 향해서 남편은 크게 말했습니다.
"아버지, 어머니 일어나세요.
며느리가 어머님 생신이라고 맛있는 미역국
끓여놨어요."
그때를 생각하면 지금도 미소가 지어지네요.
살면서 티격태격 싸우기도 하고, 아이들 키우느라
잊고 있던 우리들만의 행복한 기억.
마음은 그렇지 않은데 모진 말도 쏟아내곤 했던
순간순간이 후회되기도 합니다.
오늘 남편이 퇴근하면 꼭 안아줘야겠어요.
10년간 고마웠다고, 그리고 사랑한다고 말이죠.
앞으로 또 10년간 지금처럼 행복하게
살아가자고요!
"너랑 한시도 떨어져 있기 싫어!"
지금 생각해도 설레고 행복했던 순간도 함께였고
"어쩜 우린 이렇게 맞는 게 하나도 없니?"
미웠던 순간도 함께였습니다.
사랑이란 이름으로 연을 맺고 살아가는 두 사람.
미워도 좋아도 매 순간을 끝까지 함께 할
우린, 부부입니다.
# 오늘의 명언
인생은 꽃, 사랑은 그 꽃의 꿀
- 빅토르 위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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