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모차 할아버지
사랑하는 할아버지께
할아버지, 예쁜 손녀 윤서예요.
오늘 지역아동센터에서 쿠키를 만들었는데
할아버지한테 드리려고 갖고 왔어요.
할아버지 평소에도 쿠키 좋아하셨잖아요.
어때요? 저번보다 예쁘게 만들어졌죠?
할아버지, 그곳은 어떠세요? 우리 집보다 더 좋아요?
아직도 할아버지가 하늘나라로 가셨다는 게
정말 믿기지 않아요.
지금도 '할아버지!'하고 부르면
'에구, 내 새끼'하고 안아주실 거 같은데...
정말 보고 싶어요. 할아버지!
그리고 사랑해요.
오빠와 저, 할머니는 잘 지내고 있어요.
근데 할머니가 요즘 많이 아프셔서 걱정이에요.
할아버지처럼 갑자기 하늘나라로 가실까 봐 무서워요...
그래서 할머니는 오래오래 저희와 있게 해달라고
밤마다 기도하고 있어요.
할아버지, 오늘 밤 제 꿈에 나와 주세요.
보고 싶은 할아버지 또 편지 쓸게요.
그때까지 안녕히 계세요.
- 할아버지의 예쁜 손녀 윤서 올림 -
이제 중학생이 된 14살 윤서(가명)가
지난해 돌아가신 할아버지께 드리는 편지입니다.
윤서와 오빠에게 '할아버지'의 존재는
아주 특별했습니다.
윤서는 한 살 많은 오빠가 한명 있습니다.
이들 남매는 태어나자마자 할아버지와 할머니 손에 자랐습니다.
엄마, 아빠가 무슨 이유에서인지 집을 나가 연락이
끊겼기 때문입니다.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연락이 안 되는 부모님을 대신해서
여느 부모들보다 더욱 정성을 다해 남매를
사랑으로 키웠습니다.
할머니는 청소부 일을 하며 남매를 위해 돈을 벌었고
몸이 불편하셨던 할아버지는 남매를 돌보았습니다.
할아버지는 얼마나 아이들을 열심히 돌봤는지...
당시 동네에서 '유모차 할아버지'로
꽤 유명했습니다.
날마다 아이들이 잠들 때까지 품에 안아 재울 만큼
할아버지의 사랑은 각별했습니다.
이런 할아버지의 정성 어린 돌봄 덕분에
윤서와 오빠는 바르고 건강하게
잘 자랐습니다.
넉넉하지 않은 형편이었지만 사랑을 듬뿍 받으며
자란 윤서와 오빠는 행복했습니다.
아빠, 엄마 부럽지 않은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항상 옆에 계셨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행복한 나날들이 계속될 줄만 알았던 어느 날...
할아버지의 몸에 이상이 생겼습니다.
시력이 점점 안 좋아져서 병원을 찾은 할아버지는
뇌 쪽의 문제가 있다는 진단을 받았고,
결국 수술을 받게 되었습니다.
윤서와 오빠는 걱정이 되었지만,
그래도 당연히 건강하게 퇴원하실 거라 믿고
할머니와 함께 수술실 앞을 지켰습니다.
그런데... 그것이 마지막이었습니다.
할아버지는 영영 돌아오지 못했습니다.
믿기지 않았지만, 당장 병원비를 마련해야 했고
장례절차도 밟아야 했습니다.
악몽 같은 3일이 지나고...
다시 볼 수 없는 할아버지를 실은 운구차가 오자
윤서의 오빠는 땅바닥에 주저앉아
큰소리로 통곡했습니다.
"할아버지, 할아버지...
조금만 더 우리 옆에 계셔주지 그랬어요.
제가 돈 벌어서 할아버지랑 산책도 같이하고,
맛있는 것도 많이 사드리려고 했는데 이런 게 어딨어요...
이렇게 갑자기 가시는 게 어딨어요..."
아직 앳된 소년의 절규에 지나가던 사람들도
안타까워하며 눈물을 흘렸습니다.
남은 가족들은 할아버지의 부재를 실감하며
슬퍼했지만, 서로를 의지하며 버텼습니다.
할머니는 더욱 부지런히 청소 일을 했습니다.
특히 오빠는 공부도 잘해 장학금을 수차례 받았고
축구까지 유난히 잘해 특기생으로 선발되어
현재 축구부 주장으로 활약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1년이 지나 중학생이 된 윤서도
하교 후 혼자 밥도 잘 챙겨 먹고, 할머니가 오실 때까지
숙제도 하며 씩씩하게 지내고 있습니다.
아직도 할아버지가 환한 얼굴로 맞아줄 것만 같지만,
학교에서 있었던 일을 이야기하고 싶지만...
윤서는 그럴 때마다 할아버지께 편지를 쓰며
그리움을 대신합니다.
할아버지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자라서일까요?
윤서는 다른 사람을 생각하는 마음이 참 예쁜 친구입니다.
윤서에게는 저금통이 2개가 있습니다.
하나는 할머니와 오빠의 생일날
선물을 주기 위해 모으는 저금통이고,
또 다른 하나는 자기보다 어려운 친구들을 위해
용돈의 일부를 모으는 저금통입니다.
이렇게 잘 자란 손녀를 보면 하늘나라에서도
할아버지는 뿌듯하시겠죠?
꽃 같은 손주들을 할아버지의 몫까지 예쁘게 키우고 싶건만...
할머니는 요즘 이런저런 걱정에 잠을 잘 수 없습니다.
얼마 전, 오랜 세월 노동에 시달린 여파로
양쪽 다리와 허리를 수술한 할머니는 이제 예전처럼
매일 일을 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이제 윤서까지 중학생이 되었는데 학원 하나 보내지도 않았지만
상위권 성적을 유지하는 손자와 손녀를 공부시켜야 하고,
한참 잘 먹어야 하는 시기에 식비, 생활비 걱정도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또 매달 월세와 할머니 약값도 내야 하는데...
할머니와 남매에게는 당장 생계를 이어나갈
특별한 방법이 없습니다.
남매의 유일한 보호자인 할머니는
자기라도 오래도록 아이들을 지켜야 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생각에
자책만 하고 계십니다.
윤서 남매와 할머니에게 작은 희망이 되어주세요.
어려운 형편 때문에 꿈을 펼치지 못 하는 일이 없도록...
이 남매의 든든한 후원자가 되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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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서네 후원 계좌 (예금주 : 사단법인 따뜻한 하루) =
- 우리은행 : 1005-303-1858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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