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름다운 연합교회----김기석 목사 강론중에서
주님이 주시는 은혜와 평강이 우리 가운데 함께 하시기를 빕니다. 오늘은 한국교회가 교회연합주일로 지키는 날입니다.
세상에는 정말 많은 교파와 교회가 있지만 본질적으로는 단 하나의 교회만 존재합니다. 그리스도의 몸으로서의 교회 말입니다.
하지만 오늘의 교회는 한 몸이라고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분열되어 있습니다.
같은 삼위일체 하나님을 믿고, 같은 세례와 성례를 행하면서도 서로 다른 세계에 속한 것 같은 느낌이 들 때가 참 많습니다.
이것은 우리의 아픔이기도 하지만 하나님의 아픔이기도 합니다.
지난 주간 저는 괌(Guam)에 있는 <아름다운 연합교회>의 가을 집회를 인도하고 돌아왔습니다.
아름다운 연합교회는 세 개의 교회이면서도 하나의 교회입니다.
12년 전 감리교, 장로교, 침례교 목회자 세 분이 분열을 거듭하는 이민교회의 현실을 안타까이 여겨
오히려 연합하는 길을 모색한 끝에 교회를 합치기로 결정을 했던 것입니다.
교회를 합치고 나니 개교회가 할 수 없었던 일을 할 수 있게 되었고,
목회자가 세 분이다 보니 사역의 다양성이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자체 교회 건물이 없는 데도 마이크로네시아에 교회를 지어 봉헌하기도 했고,
평창에 있는 교회를 리모델링해주는 일도 했습니다.
쉽지 않은 길이었기에 사람들은 6개월도 못 버틸 거라고 말했지만 12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교회는 아름다운 성장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이 세 교회가 통합할 때 류연복 화백에게 교회 로고를 부탁했다고 하는데
그 로고가 참 인상적이었습니다. 전체 공간은
하늘을 상징하는 반 원 형태의 윗부분과
땅을 상징하는 사각형이 아랫부분이 연결되어 있습니다.
밑바닥에는 나지막한 산이 있고 그 위로는 달과 별과 해와 구름이 떠 있습니다.
한복판에는 가지가 셋인 나무 한 그루가 우뚝 서 있는데, 가지가 떠받치고 있는 무성한 나뭇잎은
또 다시 하나의 세계를 이루고 있습니다. 나무 우듬지에는 새 한 마리가 내려앉아 즐겁게 지저귀고 있습니다.
세 교회의 하나 됨을 멋지게 표현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교회의 소명이 무엇인지를 절묘하게 드러내고 있습니다.
세 분의 목회자들이나 교인들의 생각이나 성정이나 지향이 꼭 일치하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마음을 열어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고 받아들이고 존중하면서
그 교회는 성숙한 교회의 모습을 갖춰가고 있었습니다.
가서 말씀을 전하고 오기는 했지만 저는 한국 교회가 지향해야 할 좋은 본을 본 것 같아 참 행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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