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석목사(청파교회)

네 눈이 성하면 네 온 몸이 밝을 것이요

천국생활 2013. 8. 1. 05:09

 

 

 네 눈이 성하면 네 온 몸이 밝을 것이요,



주님은 ‘눈은 몸의 등불’이라고 말씀하십니다.

‘눈은 마음의 창’이라는 말과 유사하면서도 다른 표현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몸은 육체를 가리키는 말이라기보다는 유한한 인간의 삶 전체를 이르는 말입니다.

눈이 몸의 등불이라는 말을 바르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네 눈이 성하면 네 온 몸이 밝을 것이요, 네 눈이 성하지 못하면

네 온 몸이 어두울 것이다"라는 말씀과 함께 읽어야 합니다.

우리는 시각, 청각, 후각, 미각, 촉각이라는 오감을 통해 들어오는 외적 정보를 조합해 세상과 만나고 소통합니다.

오감 가운데서 어떤 감각에 유난히 예민한 이들도 있지만, 보통사람들에게는 시각이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우리 시대는 특히 시각이 독주하는 시대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사람들은 ‘보다’는 뜻의 영어 단어 ‘look’에다가 ‘주의’를 뜻하는 ‘ism’을 덧붙여

외모지상주의라는 뜻의 루키즘lookism이라는 말을 만들어냈습니다.

사람들은 ‘외모가 경쟁력’이라느니 ‘예쁘면 다 용서된다’는 말을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사용합니다.

학생들에게 여름방학 동안 하고 싶은 일이 뭐냐고 묻자 많은 학생들이 ‘외모 업그레이드’라고 대답했다고 합니다.

왜 세상이 이렇게 되었지요? 눈이 성치 않아 온 몸이 어두워졌기 때문입니다.

옛 사람들은 밖으로 향한 눈보다는 안으로 열린 눈을 더 중요하게 여겼습니다.

자기를 살피고 또 살피는 성찰省察이야말로 사람됨의 기본이라 할 수 있습니다.

성찰은 물론 고독의 시간을 필요로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늘 누군가와 접속 중인 이들은 성찰적 존재가 되기 어렵습니다.

어쩌면 성찰의 시간을 견딜 수 없어 누군가와 접속을 갈구하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자기 속에 있는 약함, 상처, 그림자, 부끄러움 등을 살필 용기가 없는 사람일수록 남들에게 가혹한 법입니다.

그들은 늘 남의 눈에 있는 티끌을 찾아내기 위해 두리번거립니다.

작은 티끌이라도 찾아내면 그것을 집요하게 물고 늘어집니다.

하지만 그것은 모두 자기 허물을 가리려는 가련한 시도일 뿐입니다.

하나님께 늘 기도를 바치며 사는 이들조차 성찰적이지 못하다는 사실이 제게는 늘 아픔입니다.

기도란 하나님의 뜻과 마음을 거울삼아 자기를 돌아보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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