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석목사(청파교회)

 예수의 평화

천국생활 2012. 6. 27. 10:48

예수의 평화


예수 그리스도는 평화의 왕으로 이 세상에 오셨습니다.

그리스도의 평화는 로마의 평화와는 다릅니다.

로마라는 절대 강자가 지중해 세계를 다 장악하고 있던 그때 로마의 귀족들과 시민들은

식민지에서 거둔 막대한 세금과 노예노동을 통해 호사를 누리며 살았습니다.

하지만 그 구조를 떠받치기 위해 동원되는 사람들의 삶은 곤고하기 이를 데 없었습니다.

그야말로 죽지 못해 사는 삶이었습니다. 고통이 누적되면 무감각해지거나 내면에 분노가 쌓이게 마련입니다.

예수 시대의 민중들의 상황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어떤 이들은 자포자기의 심정으로 살았고 또 어떤 이들은 무력항쟁을 통해서라도

로마를 몰아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어느 것도 진정한 해결책일 수는 없었습니다.

예수운동은 제3의 길이었습니다.

예수는 병든 이들을 고치고, 낙심한 이들에게 희망을 불어넣음으로써

삶을 경축할 수 있도록 해주었습니다.

무기력에서 벗어나 벗들과 함께 하는 가슴 벅찬 삶으로 그들을 이끄셨습니다.

평화는 그렇게 시작되는 것입니다.

다른 한편 예수님은 로마에 대한 무력항쟁이 얼마나 무모한지를 꿰뚫어보고 계셨습니다.

그는 열심당원 출신 제자들에게 ‘칼로 일어선 자는 칼로 망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때를 기다릴 줄 아는 것도 지혜입니다. 그러나 예수님이 나이브한 평화주의자라고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예수님은 사람들에게 삶과 세상의 근본을 바로 보도록 도왔습니다.

진정한 변화는 권력을 교체하는 데서 오는 것이 아니라,

백성들이 자기 힘과 능력을 알아차리는 데서 오는 것임을 꿰뚫어보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은 증오가 할 수 있는 일이 아주 적다고 가르쳤습니다.

예수의 길, 그 길은 어리석은 길입니다.

자기를 희생할 각오가 없이는 가기 어려운 길입니다.

하지만 그 십자가의 길이야말로 진정한 평화의 길입니다.

십자가에서 자기를 조롱하는 무리를 보며 ‘저들의 죄를 용서해달라’고 기도하신 예수님,

폭력의 고리를 사랑으로 끊어내신 분을 보고 백부장은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참으로 이 사람은 의로운 사람이었다’(눅23:47) 하고 고백했습니다.

예수는 최후의 순간에도 자기다움을 잃지 않았습니다.

이게 진정한 혁명이 아니겠습니까?

 


김기석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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