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석목사(청파교회)

 다정한 그 음성

천국생활 2012. 4. 10. 20:03

 

 

 

다정한 그 음성


제자들이 집으로 돌아간 뒤에도 막달라 마리아는 돌아서지 않습니다.

차마 돌아설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무얼 어떻게 해야 합니까? 마리아는 다만 울 뿐입니다.

저는 그 날 그 무덤가에 서있던 마리아에게서 아가서에 나오는 신부의 마음을 읽습니다.

“나는 잠자리에서 밤새도록 사랑하는 나의 임을 찾았지만, 아무리 찾아도 그를 만나지 못하였다.

‘일어나서 온 성읍을 돌아다니며 거리마다 광장마다 샅샅이 뒤져서 사랑하는 나의 임을 찾겠다’고 마음먹고,

그를 찾아 나섰지만 만나지 못하였다. 성 안을 순찰하는 야경꾼들을 만나서

 ‘사랑하는 나의 임을 못 보셨어요?’ 하고 물었다.”(아3:1-3)

어찌 해 볼 생각조차 없이 몸을 굽혀 무덤 속을 들여다보다가

마리아는 흰 옷을 입은 사람 둘이 예수가 누워 있던 머리맡과 발치에 앉아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먼저 말을 건넨 것은 천사였습니다.

 “여자여, 왜 우느냐?” 마리아가 대답합니다.

 “누가 우리 주님을 가져갔습니다. 어디에 두었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렇게 말하다가 어떤 기척을 느끼고 뒤를 돌아보았습니다.

예수님이 그곳에 서 계셨건만 마리아는 예수님을 알아보지 못합니다.

주님은 천사들과 똑같이 물으십니다.

“여자여, 왜 울고 있느냐? 누구를 찾느냐?” 마리아는

그를 동산지기인 줄 알고 주님의 시신의 행방을 묻습니다.

 

그러자 주님이 그를 부르셨습니다.

 “마리아야!” 낯익은 음성이요 어조였습니다.

세상에 그분 말고 자기 이름을 그렇게 불러주는 이는 아무도 없었습니다.

나는 이 대목을 읽을 때마다 가슴이 벅차오릅니다.

부활하신 주님은 당신의 승리를 드러내기 위해 성전을 찾아가지 않으셨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모인 곳에 가지도 않으셨습니다.

다만 비통한 눈물을 흘리고 있는 한 사람,

천지간에 홀로 된 것처럼 외로움에 떨고 있는 한 사람에게 나타나셨습니다.

 

주님은 우리를 ‘집단’ 혹은 ‘다중’으로 대하지 않으십니다.

그분은 마치 우리를 세상에서 유일한 존재인양 대하십니다.

 저는 이게 부활절 메시지의 놀라운 점이라 생각합니다.

 

 

 

--김기석목사--



'김기석목사(청파교회)' 카테고리의 다른 글

기뻐하라  (0) 2012.04.19
낡아 없어지지 않는 유산  (0) 2012.04.16
이제 다시 시작이다  (0) 2012.04.09
 고마운 사랑아  (0) 2012.04.02
문밖에 선 사람들  (0) 2012.04.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