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석목사(청파교회)

업신여기지 마라

천국생활 2012. 1. 28. 08:57

 

 

업신여기지 마라


사람들이 참 외롭습니다. 길거리에서, 지하철에서, 집에서 스마트폰을 붙들고 누군가와 접속을 시도하거나,

텔레비전 드라마나 오락을 보는 이들을 봅니다. 어느 분은 이 시대를 연결 과잉의 시대라 했습니다.

하지만 스산한 마음은 여전합니다.

진정한 관계맺음이 드물기 때문입니다.

가수 임재범의 ‘사랑 그놈’이라는 노래를 아십니까?

“늘 혼자 사랑하고 혼자 이별하고/늘 혼자 추억하고 혼자 무너지고”,
“늘 혼자 외면하고 혼자 후회하고/늘 휘청거리면서 아닌 척을 하고”
“사랑이란 놈 그놈 앞에서 난 늘 빈털털이일 뿐”

가사를 듬성듬성 인용했습니다. 시크한 척 하지만 그 엄부렁한 속내가 보이는 듯합니다.

 

 지금 우리 삶이 가난한 것은 돈이 없어서가 아니라 마음을 나눌 사람이 없어서가 아닐까요?

우리가 잃은 양의 비유에 주목하게 되는 것은 그 때문입니다.

이 비유를 이해하기 위한 열쇠는 비유의 도입부입니다.

“너희는 이 작은 사람들 가운데서 한 사람이라도 업신여기지 않도록 조심하여라.”(10a)

여기서 말하는 ‘작은 사람들’은 큰 맥락에서 보자면 사회적 약자를 이르면 말이겠지만,

마태 공동체에 국한시켜 말하자면 교회 안에 있는 미천한 교우들을 일컫는 단어입니다.

업신여긴다는 것은 남을 낮추어보거나 멸시하는 것입니다.

업신여김을 받는 사람의 마음에는 언제나 피가 흐릅니다.

 ‘업신여기다’라는 단어의 어원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지만

 ‘없이 여기다’는 말과 연관된 것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세상 사람들이 흠모할만한 것이 하나도 없는 사람이라 할지라도

각자의 가슴에는 존중받고 싶은 열망이 있습니다.

그런데 업신여김을 받는 순간 우리 몸의 진액이 마르게 마련입니다.

없는 사람으로 혹은 하찮은 사람으로 취급받을 때

우리는 생명을 박탈당한 것 같은 불쾌감을 느끼게 됩니다.

하나님을 믿는 이들은 누구도 업신여겨서는 안 됩니다.

 

바울 사도는 교회에 대해 가르치면서 가장 약한 지체가 가장 소중하다고 말했습니다.

 

예수님의 말씀은 거기서 조금 더 나아갑니다.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하늘에서 그들의 천사들이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의 얼굴을 늘 보고 있다.”(10b)
이 말씀은 하나님의 얼굴을 늘 뵙고 있는 천사들이

가난한 이들의 처지에 누구보다도 깊은 관심을 갖고 있다는 뜻일 겁니다.

 

잠언은 같은 뜻을 조금 다른 말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가난한 사람을 억압하는 것은 그를 지으신 분을 모욕하는 것이지만,

궁핍한 사람에게 은혜를 베푸는 것은 그를 지으신 분을 공경하는 것이다.”(잠14:31)

 

오늘 우리의 현실을 돌아봅니다.

가진 것이 없는 사람, 뒤를 봐줄 사람이 없는 사람, 배운 것이 없는 사람은

‘없는 사람’ 취급을 받고 있지 않습니까?

그렇다면 그런 공동체는 하나님의 진노를 쌓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진정한 관계맺음을 가질수없는 공동체는 일상에서의 군중속의 고독처럼

스산한 마음은 여전 할 것입니다.

 

같은 마음으로 봉사하고 섬기면서의 교제는

진정한 믿음과 차별없는 사랑이 원천일 때

신바람나는 마음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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