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석목사(청파교회)

의로운 사람 요셉

천국생활 2011. 12. 22. 08:21

 

 

 

 

• 의로운 사람 요셉

 

크리스마스의 달에

주님 오실 길을 닦았던 야인 세례자 요한도 떠오르고, 먼 데서 별을 보고 찾아온 동방박사도 떠오르고,

예수를 가장 먼저 찾아온 목자들도 떠오릅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인물은 역시 요셉과 마리아입니다.

저는 요셉을 생각할 때마다 가슴이 뭉클해집니다. 약혼자인 마리아가 임신했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

그는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은 충격을 받았을 겁니다.

마리아와 더불어 만들어 가려던 멋진 삶의 꿈이 산산 조각나고, 마리아가 순결의 약속을 저버렸다는 생각에

배신감과 아울러 분노가 불쑥불쑥 치밀어 올랐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는 감정대로 사는 사람이 아니었습니다.

그는 아픔을 안으로 삭이며 가만히 파혼하려 했습니다. 약혼자에게 부끄러움을 주고 싶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마태는 이런 요셉을 ‘의로운 사람’이라고 소개하고 있습니다.

누가 의로운 사람입니까? 하나님의 뜻을 향해 늘 마음을 열고 살면서 그 뜻을 수행하기 위해 자기를 내놓는 사람입니다.

한동안 마음이 흔들렸던 요셉은 꿈에 주님의 천사를 만난 후에 마리아를 아내로 맞아들였습니다.

그가 주변의 시선이나 사회적 관행에 민감한 사람이었다면 이런 선택을 할 수 없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는 천사의 말을 신뢰하고는 마리아와 태중의 아이의 보호자와 양육자가 되기로 작정했습니다.

저는 요셉이 한 점 의혹도 없이 천사의 말을 받아들였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감정적으로 말끔하게 정리되었다고 생각하지도 않습니다.

그는 다만 이해할 수 없는 하나님의 뜻을 받아들였을 뿐입니다.

그는 자기 판단보다는 하나님을 신뢰하기로 작정했습니다. 거룩한 결단입니다.

이런 요셉의 마음을 깊이 헤아린 화가가 있습니다.

조르주 드 라 투르(Georges de La Tour, 1593-1652)입니다. 그의 작품에 촛불이 많이 등장한다 하여 사람들은 그를

촛불의 화가라고도 부릅니다. 저는 그의 그림 가운데 <요셉의 꿈>과 <목수 성 요셉>이라는 작품을 참 좋아합니다.

<요셉의 꿈>에서 요셉은 혼곤한 잠에 빠져 있습니다.

무릎 위에 성경이 펼쳐진 것으로 보아 성경을 읽다가 잠이 든 것 같습니다.

오른손으로 머리를 괴고 있는 데 그 장면은 그의 혼란스럽고 무거운 마음을 잘 드러내줍니다.

화면의 왼쪽에 서있는 천사는 마치 흔들리는 요셉의 마음을 붙들어주듯이 손을 뻗어 요셉의 오른손을 잡고 있습니다.

참 많은 것을 말해주는 그림입니다.

<목수 성 요셉>에는 나이가 꽤 들어 보이는 요셉과 어린 예수가 등장합니다.

작업장에서 일 하고 있는 아버지 곁에서 예수는 촛불을 밝혀 들고 서 있습니다.

그런데 눈여겨보면 화면을 밝히고 있는 빛은 촛불이 아니라 예수의 얼굴에서 나오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 빛은 요셉에게 반사되어 그의 주름진 얼굴과 이마, 그리고 팔과 다리를 비추고 있습니다.

아름다운 모습입니다. 화가는 아버지와 아들의 아름다운 일치를 표현하고 싶었던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온유하고 성실하고 남을 배려할 줄 아는 요셉은

하나님이 이 세상에 몸을 입고 오는 여정 가운데 꼭 필요한 사람이었습니다.

 

 

--김기석 목사--

 

 

 

하나님은 요셉과 같은 사람을 기뻐하십니다.

요셉과 같은 믿음과 성실, 용기와 배려가 필요한 시대입니다.

크리스마스 계절에 우리는 요셉의 마음을 본 받읍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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