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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 학교를 아시는가요?

천국생활 2003. 1. 9. 14:41
대한민국 최고의 명문고-부산상업 고등학교에 관한 여러 글 중 주간 조선 최근호(2003년 1월 9일자)에 게재된 글을 발췌했습니다. 이 글을 읽고 다시 한 번 동문 여러분과 역사와 전통에 빛나는 명문고교 출신으로서의 자긍심을 나누고 싶습니다.

<이하 펌글>

부활하는 ‘정치 명문’ 부산상고
신상우·이기택·박은태·권태망·김학렬·김용주·김순식·김상영씨 등 정·관·재계 ‘포진’
배재·경신 이어 1895년 설립? 재계서 두각 나타내며 독립운동에 자금 지원하기도

‘노무현 대통령 당선’이라는 극적인 드라마 속에는 후보 단일화라는 주연 외에도 수많은 조연과 단역과 엑스트라가 등장한다. 노사모(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가 선거 과정의 드러난 조연이라면 3만여명의 부산상고 동문들은 이번 대선의 막후에서 보이지 않게 조연을 담당했다. 지난해 4월, 노무현 당선자가 국민경선 과정에서 바람을 일으키며 이른바 ‘노풍(盧風)’을 점화시킬 때부터 항간에는 서울대 법대(이회창)가 목포상고(김대중)에 이어 부산상고(노무현)에도 패배할 것이라는 얘기가 나돈 적이 있는데 결과적으로 이것이 현실화되었다.

대선 기간 중 한 텔레비전은 지원 유세에 나선 여야의 찬조 연설자들을 소개한 일이 있다. 한나라당에선 서청원(徐淸源) 대표가, 민주당에선 신상우(辛相佑) 전 국회부의장이 중점적으로 소개되었다. 지원 유세에서 신상우 전 국회부의장은 흥분하지 않으면서도 조목조목 이회창 후보를 공격하고 노무현 후보를 띄우는 연설로 시종 청중을 압도했다. 신상우 전 부의장은 2002년 12월 25일 연세대 동문회관에서 있은 노 당선자의 아들 노건호(盧建昊)씨의 결혼식 주례를 섰다.

신상우 전 부의장과 노 당선자는 13대 국회시절 통일민주당 소속 의원으로 4년간 한솥밥을 먹은 것 외에는 정치적 노선을 달리해왔다. 1990년 3당 합당 당시 신상우 의원은 YS를 따라갔지만 노무현 의원은 YS를 따라가지 않고 3당 합당을 비판하면서 스스로 형극(荊棘)의 길을 선택한다. 이런 두 사람이 지난 대선에서 한 배를 타게 한 것은 ‘부산상고 동문’이라는 연결고리 때문이었다. 노 당선자는 부산상고 53회, 신상우 전 부의장은 43회였다. 노 당선자의 바깥사돈 역시 부산상고 동문이라고 한다. 부산상고 43회 졸업생 중에는 이기택·박은태 전 의원이 있다. 부산상고 동문회의 한 관계자는 “3만여 부산상고 졸업생들은 처음이자 마지막일 수 있는 지난 대선 때 똘똘 뭉쳐 노 후보의 당선을 위해 도왔다”면서 “동문들은 노 후보가 당선되면 부산상고가 정치 명가(名家)로서의 명성을 되찾을 것으로 봤다”고 말했다.

‘5공’ 등장하면서 위축

지난해 12월 19일 노무현 후보가 당선된 이후 신문들은 경제계의 부산상고 인맥만을 앞다투어 보도했을 뿐 정·관계의 부산상고 인맥에 대해서는 거의 보도하지 않았다. 5공화국의 등장과 함께 중앙무대에서 부산상고는 부산고와 경남고의 위세에 눌려 세간의 주목을 받지 못했다. 특히 부산고 10회 졸업생 최병렬·허삼수·허문도씨 3인이 권력 실세로 부상하면서 부산상고 동문들은 잊혀진 존재가 되어갔다. 1992년 YS의 집권과 함께 다시 경남고가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때 부산상고 동문들의 박탈감과 소외감은 커져갔다.

현역 의원으로 보면 부산상고 인맥은 초라하기 짝이 없다. 한나라당 권태망(權泰望) 의원이 유일하다. 부산광역시 17개 지역구 중 대다수가 경남고와 부산고 출신인 반면 부산상고는 권태망 의원(59회) 한 사람뿐이다.

왜 부산상고 동문들은 노무현 후보의 당선이 ‘정치 명가’ 부산상고의 부활이라고 생각하는 것일까. 여기에는 그럴 만한 근거가 있다. 무엇보다 부산상고의 역사를 보자. 우리나라에 근대식 교육기관의 시초는 아펜젤러가 1885년에 설립한 배재학당이었다. 그 다음에 서울에 생긴 학교가 경신학교(1885년)였다. 배재와 경신 다음으로 설립된 학교는 1895년 부산의 개성(開成)학교였다. 개성학교는 1909년 5년제 공립 부산상업학교로 이름을 바꾼다. 부산상업학교는 일제 강점기 동안 부산뿐만 아니라 서부 경남·호남·강원 지방의 인재들이 몰려드는 지방의 명문고로 자리잡게 된다.

21세기 기준으로 보면 이해하기 어렵지만 당시만 해도 강원도나 호남 지방에서 서울로 가는 육상(陸上) 교통보다는 뱃길을 이용해 부산으로 가는 게 더 편했다고 한다. 공인회계사 1호로 숙명여대 총장과 부산대 총장을 지낸 김순식(金洵植ㆍ12회)은 강원도 속초에서 부산상업학교로 진학한 경우다. 미국 정부에 의해 스파이 혐의로 수감 중인 로버트 김과 김성곤(金聖坤·전 의원) 형제의 부친인 김상영(金尙榮ㆍ20회)씨는 전남 여수 출신이다. 김씨는 한국은행 부총재·전경련 상임부회장 등을 거쳐 고향에서 8·9대 의원을 지냈다.

부산상업학교는 한국 제일의 ‘실업사관학교’라는 별칭에 걸맞게 졸업생들이 주로 경제계에 진출해 두각을 나타냈다. 일제 강점기에 부(富)를 축적한 졸업생들은 독립운동에 음양(陰陽)으로 지원하는 이가 많았다. 추문수(1회) 김신석(3회) 오영식(4회) 박재혁(4회) 최천택(4회) 양성봉(6회) 이영언(7회) 전상범(7회) 김재구(8회·여수 출신) 배의환(9회) 송석하(9회) 오위영(10회) 김동연(10회) 김용주(12회) 전경호(12회) 등이 독립운동에 직간접으로 관여한 대표적 인물들이다. 선배들이 보여준 저항정신과 반골기질은 후배들에게 그대로 이어졌다. 부산상고 동문회의 한 관계자는 “14회부터 21회 사이에 졸업한 8개 기수 중 졸업생이 절반밖에 되지 않는다”면서 “이는 재학 중 학생들이 독립운동에 관여했기 때문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기택(李基澤) 전 민주당 대표가 4ㆍ19 혁명 하루 앞둔 1960년 4월18일 당시 고려대 총학생회장으로서 고려대 4ㆍ18학생 시위를 주도한 것도 이런 부산상업학교의 전통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노 당선자가 변호사 시절인 1987년 민주화 운동에 뛰어들고 국회에 들어와서는 3당 합당에 저항하며 스스로 고난의 길을 선택한 것도 부산상고의 전통인 저항정신에 영향을 받은 것 같다.

강세형씨는 이회창씨 이모부

부산상고 출신 전직 의원으로는 정순조(1회) 강세형(7회) 이영언(7회) 오위영(10회) 이갑식(11회) 김용주(12회) 김상영(20회) 정해영(21회) 조시형(33회) 김승목(38회) 이기택· 신상우·박은태(이상 43회) 등이다. 이 중 3대 국회 외무분과위원장을 지낸 강세형(姜世馨)씨는 독일에서 철학박사 학위를 받은 사람으로 이회창(李會昌) 전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의 이모부다. 이회창씨의 모친인 김사순(金四純)씨의 언니인 김삼순(金三純)씨가 강세형씨의 부인이다. 김용주(金龍周)씨는 주일공사와 초대 참의원을 거쳐 전방회장을 역임했다. 김용주씨는 한국전쟁 당시 주일공사로 있으면서 맥아더 사령관을 방문해 서울과 경주를 폭격에서 제외해달라고 간청한 일화로 유명하다. 한나라당 김무성(金武星) 의원이 아들이다. 정해영(鄭海永)씨는 8대 국회 백두진 국회의장 밑에서 국회부의장을 지냈는데, 외무통일위원장을 지낸 정재문(鄭在文) 전 의원의 부친이다. 신상우 전 의원은 15대 국회에서 국회부의장을 역임했다. 김상영씨는 한국은행의 전신인 조선은행에 입행하여 백두진·장기영과 함께 이른바 ‘한국은행 트리오’를 형성했다.

장·차관, 시도지사 등을 지낸 인물로는 김석관(1회) 교통부장관, 김철수(2회) 경남지사, 양성봉(6회) 부산시장ㆍ경남지사ㆍ농림부 장관, 오위영(10회) 총무처 장관, 김종대(25회) 농림부 차관, 김학렬(28회) 재무장관ㆍ청와대경제수석ㆍ부총리겸 기획원 장관, 조시형(33회) 농림부 장관, 신상우(43회) 해양수산부 장관 등을 언급할 수 있다. 김학렬 부총리는 3공화국 시절 박정희 대통령을 도와 한국경제 발전의 토대를 마련한 경제 관료로 평가받고 있다.

부산상고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노무현 당선자의 얼굴이 크게 나오며 ‘노무현 대통령 당선을 축하합니다’라는 자막이 나온다. 부산상고 재학생들과 졸업생들은 노무현 대통령 당선으로 자부심에 넘쳐있다. 부산상고는 오랜 침체의 세월을 거쳐 새로운 도약의 전환점을 맞고 있다.
조성관 주간조선 차장대우(mapl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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