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석목사(청파교회)

선택받음--김기석 목사

천국생활 2011. 11. 23. 17:38

• 선택 받음


우리가  선하게 살아야 하는 까닭은 우리보다 먼저 하나님께서 우리를 사랑하셨기 때문입니다.

모세는 하나님이 이스라엘의 부족신이 아님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는 하늘과 하늘 위의 하늘, 땅과 땅 위의 모든 것이 다 주님의 것이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은 이스라엘의 조상에게‘만’ 마음을 쏟아 사랑하셨다고 말합니다.

우리말 번역본에서 왜 굳이 ‘~만’이라는 보조사를 사용했는지 모르겠습니다.

그건 오히려 오해를 자아내기 쉬운 표현입니다.

이 말은 하나님이 이스라엘 이외의 사람들은 사랑하지 않는다는 말처럼 오해되기 쉽습니다.

하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모세의 말은 하나님의 압도적인 사랑을 경험한 사람의 고백이지 객관적 인식의 언어가 아닙니다.

사랑받을 만한 것이 없는 데도 불구하고 사랑받은 자들의 감격과 기쁨이 그 고백 속에 담겨 있습니다.

사랑 고백은 언제나 친교의 언어이지 객관적 사실의 언어가 아닙니다.

자기 연인에게 “세상에서 당신이 제일 예뻐!”라고 고백하는 남자를 상상해 보십시오.

그가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것일까요? 뭐, 그럴 수도 있겠습니다.

그런데 고백을 하는 그 순간 그의 마음이 진실하다면,

 미와 추를 구분하는 그의 판단력을 의심할 이유는 없습니다.

그건 나름대로의 참이기 때문입니다.

누군가에게 사랑을 받는다는 것은 얼마나 기꺼운 일입니까?

사람의 사랑을 받아도 그런데 하나님의 사랑을 받았으니 더 말해 무엇하겠습니까?

모세는 바로 그런 실존적 체험을 그렇게 표현한 것입니다.

‘사랑받고 있다’고 느낄 때 돌연 세상은 기쁨으로 충만한 공간으로 변하고,

감사의 마음이 속에서 솟구쳐 나옵니다.

무위당 장일순 선생님이 한번은 이런 고백을 했습니다.

“밖에서 사람을 만나 술도 마시고 이야기도 하다가 집으로 돌아올 때는 꼭 강가로 난 방축 길을 걸어서 돌아옵니다.

혼자 걸어오면서 ‘이 못난 나를 사람들이 많이 사랑해 주시는구나’ 하는 생각에 감사하는 마음이 듭니다. ”

(<<나는 미처 몰랐네 그대가 나였다는 것을>, 무위당 잠언록, 26쪽)

이 마음 하나를 얻지 못해 우리 삶이 무겁습니다.

벳브올 맞은편 골짜기에서 모세는 지금 이런 감회에 사로잡혀 있는 것입니다.

은총을 경험한 자의 느긋한 행복입니다.

 

그렇다면 그 사랑을 경험한 이들은 어떻게 살아야 합니까?

마음의 할례를 받아야 합니다.

 

그런데 마음의 할례란 무엇일까요?

에스겔이 그것을 잘 설명해주고 있습니다.

그는 하나님께서 그 백성들에게 새 마음과 새로운 영을 넣어 줄 것이라면서 그것을 아주 인상 깊게 표현합니다.

 “너희 몸에서 돌같이 굳은 마음을 없애고 살갗처럼 부드러운 마음을 줄 것이다”(겔36:26).

돌같이 굳은 마음은 하나님의 세상 안에 있으면서도 놀라고 기뻐할 줄 모르는 마음이고,

이웃들의 고통을 보고도 함께 아파하지 않는 마음입니다.

마음의 할례는 스스로 행할 수 없습니다. 주님께서 해주셔야 합니다.

하지만 주님께 마음의 할례를 청할 수는 있습니다.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해야 합니다

자기를 돋보이게 하려고 남을 깎아내리는 일을 그만 두십시오.

다른 사람이 꽃을 피우며 살도록 도우십시오.

겸손한 마음으로 섬기십시오.

그러면 주님은 우리 마음에 덕지덕지 달라붙은

교만과 위선과 허영의 우멍거지(包莖)를 벗겨주실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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