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석목사(청파교회)

심판하시는 하나님

천국생활 2012. 2. 20. 13:35

심판하시는 하나님


하나님은 역사의 심판자이십니다.

주님께서 하늘에서 판결을 내리시면 온 땅은 두려워하며 숨을 죽일 수밖에 없습니다.

하나님은 오만한 자들의 계획을 비웃으십니다. 그들의 자랑거리를 걸림돌로 만드십니다.

골리앗 앞에 선 다윗은 무력해 보이지만 하나님이 그를 꼭 붙들고 계셨기에 승리할 수 있었습니다.

하나님이 역사 속에 개입하시는 까닭은 억눌리는 사람들을 구원하시기 위함입니다.

하나님은 억눌린 이들의 신음소리를 ‘당신의 나라가 임하소서’라는 기도로 들으십니다.

하나님은 방관자가 아닙니다.

무력한 이들을 무시하고 학대하고 착취하는 사람들은 하나님의 진노를 피할 길이 없습니다.

이런 사실을 두려움으로 기억해야 합니다.

우리는 평화의 일꾼으로 부름 받았습니다.

전쟁과 평화에 대해 생각할 때마다 정현종 선생의 <요격시>를 떠올립니다.

다른 무기가 없습니다
마음을 발사합니다

두루미를 쏘아올립니다 모든 미사일에
기러기를 쏘아올립니다 모든 폭탄에
도요새를 쏘아올립니다 모든 전폭기에
굴뚝새를 쏘아올립니다 모든 포탄에
뻐꾸기를 발사합니다 무기 공장에
비둘기를 발사합니다 무기상들한테
따오기를 발사합니다 정치꾼들한테
왜가리를 발사합니다 군사 모험주의자들한테
뜸부기를 발사합니다 제국주의자들한테
까마귀를 발사합니다 승리 중독자들한테
발사합니다 먹황새 물오리 때까치 가마우지……

하여간 새들을 발사합니다 그 모오든 死神 들한테

2700년 전 히브리 시인의 마음에 공명하듯 한국의 시인은 로켓포나 대포알이 아니라

새들이 자유롭게 날아오르는 세상을 꿈꾸고 있습니다.

지금 전쟁을 획책하고 있는 사람들조차 그 꿈에서 배제의 대상이 아닙니다.

꿈은 무력한 듯싶지만, 역사는 그렇게 꿈꾸는 이들 덕분에

이만큼이나마 진보하게 되었습니다.

 미국 유니언 신학대학의 종신교수인 현경은 모로코 순례 중에 숙소에서

 TV 광고를 보다가 눈물을 흘렸습니다.

어떤 금융회사 광고 같았는데, 첫 장면은 이스라엘의 어린 소년이 축구를 하다가 실수로

축구공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을 가르는 높은 시멘트 담 너머로 넘겨버린 상황을 보여주었습니다.

실망한 소년은 시멘트 담에 뚫린 작은 구멍을 통해 팔레스타인 쪽을 들여다봅니다.

그러자 저쪽에서 놀고 있던 또래의 팔레스타인 소년이 그 소년의 얼굴을 보고는 씨익 웃으며

그 공을 힘껏 차 담을 넘겨 돌려보내줍니다.

다음 장면은 온몸이 뒤틀린 장애인 교수가 휠체어에 앉아 물리학 명강의를 하는 모습이었습니다.

강의가 끝나자 젊은 남녀 대학생들이 모두 일어나 교수님께 환히 웃으며 기립박수를 보냈습니다.

마지막 장면은 작업모와 작업복을 입고 고층 건물 신축장에서 열심히 불꽃을 날리며 용접 일을 하고 있는

여성의 모습이었습니다.

같은 복장을 한 남성이 보온병에 든 차를 가지고 가 그 여성에게 차를 따라줍니다.

여성은 잠시 일을 멈추고 헬멧을 벗고 긴 머리를 흔들어 늘어뜨리고는 차를 받아 마시며 미소를 지었습니다.

(현경, <신의 정원에 핀 꽃들처럼>, 125-6)

적대감과 차별이 스러지고 서로를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보며 연대하는 세상의 꿈은

이처럼 어디에서나 자라고 있습니다.

우리는 그런 세상을 향해 나아가고 있습니다.

잊지 마십시오. 최후의 승자는 하나님이십니다.

우리는 이미 이긴 싸움에 동참하라는 부름을 받고 있습니다.

서있는 삶의 자리가 어디이든 평화의 물결이 되어

사람들의 가슴에 파고드는 우리가 되기를 기원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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