깡깡이 아지매
'깡깡이 아지매'는 철로 만들어진
배의 노후를 방지하기 위해 2년여에 한 번씩
배 밑창이나 측면에 붙은 조개껍데기나
녹을 떨어내는 잡역부의 일을 하는
아낙들을 일컫는 말입니다.
무작정 도시로 나와 벌이를 하거나
6·25 전쟁으로 과부가 된 젊은 여성들이
이 일을 하게 되며 이렇게 일컬어지기
시작했습니다.
"부산에 가서 깡깡이 질이나 하여 보세"란
노랫말이 전해지는 것으로 보아 부산 영도에서
처음 시작된 말인 것 같습니다.
제3 공화국의 조선 장려 정책으로
신조된 철강선이 늘어난 부산 영도에서
먹고살고, 자녀를 키우기 위해선
배와 관련된 일밖에 달리 일거리가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특히 교육을 받지 못한 여성이 대부분이라
배의 녹을 떨어내는 단순한 일밖에 할 수 없었습니다.
이들에겐 선택권이란 없었습니다.
그리고 노역의 대가로 받은
1960년대의 일당 1천 원은 간신히 생계를
유지할 정도밖에 되지 않았습니다.
360톤, 약 5M 높이의 선박 벽에
매달려 망치를 들고 온종일 '깡깡' 대며
뱃전의 철판을 계속 두드리는
깡깡이 아지매.
허술한 작업대에서 서서 맨손으로
작업을 하다 떨어져 치명상을 입기도 하고
잠시만 들어도 고막이 아플 정도의 소음을
돌돌 만 휴지로 겨우 귀를 막고
다시 깡깡이 질을 했던 그녀들.
그녀들이 억척스러운 깡깡이 아지매가
된 이유는 단 하나입니다.
바로 자식입니다.
본인은 가난해도 자식만큼은
번듯하게 키우고자 했던 마음은
매일 온몸이 부서질 것 같은 중노동도
5M 높이에서 작업하는 공포도 소음도
꺾을 수 없었던 것입니다.
누군가의 어머니였던 그녀들은
때론 그 모습이 너무 억척스럽게만 보였지만
자식이 부모가 된 후에 깨닫습니다.
그것이 사랑이고 헌신이었음을...
마치 자신의 눈물로 진주를 만드는
조개를 닮은 어머니라는 존재.
'여자는 약해도 어머니는 강하다.'
어쩌면 이 말은 변하지 않을
진리일지도 모릅니다.
# 오늘의 명언
어머니는 다 비우고 다 주고 가는 사람
버리고 갈 것만 남아서 참 홀가분하다.
- 소설가 '박경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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