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감행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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ㅡ의사(醫師)이며 방송인인 홍혜걸 박사가 폐암 치료차 제주에 내려가 기거하며 올렸던 페이스북 일부입니다ㅡ
암은 누구도 피해갈 수 없습니다.
수명이 늘면서 세포도 늙고 손상받기 때문입니다.
미처 진단받지 못하고 죽는 경우를 포함하면 2명중 1명이 일생에 한 번은 암(癌)에 걸린다고 봐야 합니다.
안타깝게도, 암도 운입니다.
금연, 절주, 운동 등 아무리 노력해도,
암의 3분의 2는 세포 분열 과정에서 무작위로 생깁니다.
수년 전
존스 홉킨스 대학에서 수리 모델을 이용한 연구 결과입니다.
의술에 저명한 의사들도 암에 걸립니다.
한 분은 혈액종양 내과 의사인데 백혈병에 걸리셨고,
다른 한 분은 방광암으로 방광을 떼어내 밤에 2시간마다 소변보러 깨어야 한다고 합니다.
저도 좌측 폐에 1.9cm의 긴 음영이 있습니다. 꽤 큽니다.
조직 검사를 하면 백발 백중 폐암이니 수술로 떼어내야 한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최대한 지켜보면서 미루고 있습니다.
폐 절제가 사정상 매우 부담스럽기 때문입니다.
제가 제주에 내려온 이유이기도 합니다.
암은 동일 부위, 같은 병이라도 예후가 모두 다릅니다.
암세포가 지닌 돌연변이 유전자가 각양각색이기 때문입니다.
1기 암이라도 증식이 빠르고 전이 등 침습이 강하면 수술받아도 죽을 수 있습니다.
같은 사람의 암이라도 시간이 지나면서 암세포의 유전자가 달라지기도 합니다.
어제까지 듣던 항암제가 오늘 안 듣는 이유입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몸 속에서 암이 생깁니다.
수십 조나 되는 세포들이 한두 달 주기로 생로병사의 과정을 거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암세포=암'은 아닙니다.
면역력이 암세포 증식을 어느 정도 억제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면역의 핵심은 올바른 섭생입니다.
잘 먹고, 잘 자고, 잘 쉬고,
운동 열심히 하고,
몸에 나쁜 걸 하지 않는 겁니다.
마음의 평화가 가장 중요합니다.
과로와 스트레스는 면역력을 떨어뜨리고 염증을 증가시킵니다.
저도 처음 진단받은 후 많은 걸 내려 놓았습니다.
그래서인지 최근 3년 동안 크기와 성상의 변화가 없습니다.
물론 아무 것도 장담할 수 없습니다.
어느 때인지 모르지만, 악화될 조짐이 보이면 결국 수술을 받아야 할 것입니다.
자칫 타이밍을 놓치면, 안 좋은 결과를 낳을 수도 있습니다만 어느 경우든 제 선택이니 후회는 없습니다.
희망적인 사례도 있습니다.
서울대 병원장을 지내신 한만청 선생님입니다.
직경 14cm의 간암이 폐로도 전이돼 두 차례나 수술을 받았습니다.
97년의 일입니다. 그런데 올해 88세 임에도 지금까지 건강하게 살고 계십니다.
결론은 그냥 즐겁게 살자는 겁니다.
집사람과 저는 선문답처럼 "감행조”란 말을 주고 받습니다.
"감사하고
행복해 하고
조심하자."
라는 뜻입니다.
여러분도 "감행조" 하십시오.
건강하게 사는 것이 위대한 일이고, 생존한다는 것은 지뢰밭처럼 예측할 수 없으며
위험성이 도처에 있다는 생각을 다시 한번 해 봅니다.
정말 인생 80까지 살면 90점이고, 90살이면 100점이라고 평소에 공언해 온 것이 타당함을
새삼 확인하는 것 같습니다.
오늘도 화두처럼 여기는 평범한 진실을 다시 한 번 되새깁니다.
1. 기적은 특별한 게 아니다. 아무 일 없이 하루를 보내면 그것이 기적이다.
2. 행운도 특별한 게 아니다. 아픈 데 없이 잘 살고 있다면 그것이 행운이다.
3. 행복도 특별한 게 아니다. 좋아하는 사람과 웃고 지내면 그것이 행복이다.
하루하루가 하늘에서 특별히 주신 보너스같이 생각됩니다.
오늘은 선물입니다. 하나님께서 나에게 특별히 주신 선물입니다.
오늘은 내가 부활한 날입니다. 어제 밤에서 다시 깨어났습니다.
70세 부터는 하루 하루가 모두 특별히 받은 보너스 날입니다.
오늘을 인생의 첫날 처럼 사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마지막 날처럼 즐기며 사십시요.
천국은 감사하는 사람만 가는 곳이랍니다.
건강하게 살아서 숨을 쉬고 있음이 엄청난 축복이고 은총입니다.
부디 매일매일 매사에 감사하며 즐겁고 행복한 시간들로 항상 기쁨이 충만한 생활이 되시기 바랍니다.
아프지 말고 항상 건강하시기를 기도합니다 !
< 홍혜걸/ 의학전문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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